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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기금/내일 마닐라서 창설회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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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기금/내일 마닐라서 창설회의 개막

입력
1997.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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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관계설정 논란아시아 통화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회의를 앞두고 기금창설 및 운용방안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중국 호주 홍콩 동남아국가연합(ASEAN)회원국 재무차관들은 18,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AMF 창설회의를 갖고 기금규모와 운영의 기본원칙, 신속한 원조 메커니즘, 통화감시체제 구축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결과는 24일 캐나다 밴쿠버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 제출되며 다음달 콸라룸푸르 특별 재무장관회의에서 주의제로 상정된다.

AMF 창설문제는 7월 태국의 바트화 폭락이후 주가하락과 환율평가절하 등 2개월간 동남아 전역을 휩쓴 금융위기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일본과 ASEAN회원국들은 9월 향후 역내에서 발생할 통화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독립된 형태의 아시아 지역 비상기금을 창설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현재 논란의 핵심은 AMF와 IMF와의 관계 설정문제다.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은 까다로운 대출조건을 붙이는 IMF 구제금융 대신에 통화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자금」을 신속히 끌어댈 수 있는 독립된 기금형태를 희망한다. 반면 IMF의 위상약화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엔블록」 패권을 경계하는 미국, 캐나다 등은 AMF가 IMF의 보조적 역할이나 하부조직에 편입돼야 한다며 독립된 기금창설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필리핀을 방문중인 미셸 캉드시 IMF총재는 15일 『어떠한 금융기구도 IMF 정책과 융자조건의 질을 저하시키거나 IMF와 경합해서는 안된다』며 『AMF는 IMF의 도쿄(동경)지부 사무국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AMF가 IMF의 엄격한 대부조건을 비켜가는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명목으로 독립성 부여에 반대하지만 내심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자국의 영향력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듯하다.

이에 대해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주 『AMF가 IMF의 또다른 연장이라면 더이상 필요치 않다』며 『아시아에 의해 통제되는 통화안정기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미국의 반대가 완강하자 당초 독립된 기금형태에서 후퇴, 상시 운용자금을 갖지않고 IMF와 충분히 연계돼 운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AMF를 IMF체제와 협력·보완하는 형태로 창설하는 문제, IMF의 대부조건과 충돌하지 않게 기금을 운영하는 방안이 집중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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