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75) 전 유엔사무총장이 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폐막된 제7회 프랑스어권 정상회의에서 초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지난 3일간 계속된 이번 회의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전세계 49개국 정상들은 미국과 영국 주도의 영어권에 맞서 프랑스어의 보급, 경제협력 등을 통해 프랑스어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위해 전세계 5억 인구의 프랑스어권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트로스 갈리를 내세운 것이다.
지난해 프랑스의 지원에도 불구, 미국의 미움을 사 유엔사무총장직에 재선되지 못한 부트로스 갈리는 이로써 국제사회에 재등장하게 됐다. 카이로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는 파리대학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카이로대 교수 신문기자 등을 거쳐 14년동안 이집트 외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평소 『프랑스어는 아랍어에 이어 나의 두번째 언어』라고 말하는 등 프랑스 문화의 신봉자였다.
프랑스어 국가들은 「영어보다 프랑스어가 더 유창한」 유엔사무총장이었던 그가 영연방이나 아랍연맹처럼 프랑스어권의 정치적 영향력을 신장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그는 우리가 필요한 인물』이라며 이같은 바람을 대변했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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