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양자구도” 장담… 지지율 격차·순위변동이 변수이회창 신한국당후보와 이인제 국민신당후보가 다시 합쳐질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지지도 추이만을 놓고 볼 때 이회창―김대중―이인제 후보의 3자구도에 당장 변화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3자구도에서 양자구도로 판세가 재정립되려면 우선 지지도2위와 3위후보간 격차가 적어도 10%정도는 벌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징후가 없기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각각 대선의 종국적 판세가 김대중 후보와 자신과의 양자대결구도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김대중 후보 입장에서는 2, 3위 후보가 오차한계 범위내의 지지도 격차를 두고 경합하는 현재의 3자구도 판세가 그대로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두사람 간에는 지지도 격차도 격차지만 만일 양자간에 일차적으로 지지도 순위변동이 일어난다면 대선환경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인제 후보가 제일 난감해 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회창 후보의 저조한 지지율을 이유로 딴살림을 차린 입장에서 지지도 순위가 뒤바뀌면 당장 독자출마의 명분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여권내부에서 한동안 후보사퇴 압력을 받았듯이 이인제후보도 2위자리를 내주는 순간부터 여권 안팎으로부터 후보사퇴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회창 후보가 14일 TV토론회에서 『이인제 후보가 경선불복을 사과하고 원상회복을 원한다면 기꺼이 포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도 따지고 보면 지지도 변화를 전제로 한 얘기다. 그러나 설사 지지도 순위가 바뀐다 해도 이인제 후보가 선선히 물러설 것으로 보긴 쉽지 않다. 이인제 후보 역시 어느덧 홀몸이 아닌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해 신한국당의 일부 인사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역할」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이인제 후보의 지지도를 추월할 경우 김대통령도 DJP공동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양이단일화」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대YS공격을 중단하고 네거티브전략을 포지티브전략으로 전환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와는 반대로 이인제 후보의 지지도가 다시 상승하고 이회창 후보가 선거 중반전까지 3위에 계속 머무를 경우 이회창 후보의 입지는 다시 난감해질 가능성이 높다. 신한국당의 내홍이 격화될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이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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