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유산 상속권 판사들도 엇갈려

◎괌참사로 가족 사망 사위상속 법리공방대한항공기 괌 추락사고로 가족이 모두 숨진 인천 제일상호신용금고 이성철 회장의 1,000억원대 재산 상속권을 놓고 판사들이 공개세미나에서 법리공방을 벌였다.

사법연수원(원장 가재환)주최로 10∼14일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판사 40여명은 『이 재산의 상속권자가 사위냐 이회장의 형제들이냐』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격론은 법정상속권자가 모두 사망했을 경우 대신 상속하는 「대습상속」을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03조의 해석 때문.

상속권이 사위 김희태(43·한양대 의대 교수)씨에게 있다는 측의 논거는 아버지와 딸이 단 1초의 차이도 없이 동시에 사망할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만약 아버지가 먼저 사망한 경우 딸을 통해 사위가 상속권자가 되고 딸이 먼저 사망했다면 사위가 대습상속권자가 된다는 것.

그러나 형제측에게 상속권이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법자체가 동시사망을 배제하고 만들어진 것이므로 사위에게는 대습상속권이 없기 때문에 방계혈족인 형제들에게 상속권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서울 강서등기소는 10일 사위 김씨의 상속등기신청만 받아들였으나 형제들측이 이의를 제기해 1,000억원대 재산의 주인은 법원의 판단으로 결정되게 됐다.<이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