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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행이 금리상승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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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행이 금리상승 부채질

입력
1997.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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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돈놀이­은행 당좌대출받아 종금사에 중개차익/은행 부화뇌동­종금 직접대출 기피 재벌고리대업 조장종금사 자금난을 틈탄 대기업과 은행들의 「재테크」가 시중금리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은행 당좌대출로 조달한 단기자금을 종금사에서 굴려 중개금리차익을 얻고 ▲회사채 장기기업어음(CP)발행으로 연말은 물론 연초까지 대비한 중장기자금까지 비축하는 등 고금리시장에서 자금흐름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의 단기자금조달창구인 당좌대출 소진율(기업이 설정해놓은 대출한도중 실제 대출받은 돈의 비율)이 35%까지 높아지면서 6월 연 12.9%였던 대기업 당좌금리는 지난달말 연 16.6%, 현재 연 17.3%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기업들이 집중적 단기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실수요」가 아닌 제2금융권에서 금리차익을 얻으려는 「재테크수요」때문이다. 은행으로부터 콜차입까지 봉쇄당한 일부 종금사들은 현재 「마지막 수단」으로 대기업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대기업들이 은행에서 당좌대출을 받아 0.5∼1% 포인트의 마진을 붙여 종금사에 빌려주고 대신 자발어음(종금사발행 CP)을 받아두는, 이른바 「브리지」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A은행 자금담당자는 『종금사가 기업에 어음을 할인해주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기업이 종금사어음을 할인해주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금사 자발어음 발행규모는 지난달 1조7,651억원, 이달 13일까지 7,808억원 등 한달반만에 2조5,000억원이상 증가했다. 종금업계 관계자는 『자발어음중 일부는 은행신탁계정이 만기연장을 기피하는 기업발행의 CP를 대체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요즘은 종금사가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이 과정에서 연 15%대 콜론을 기피하고 연 17%짜리 당좌대출로 가급적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어차피 종금사로 흘러들어가는 돈이지만 직접 빌려주지 않고 당좌대월 형태로 대기업을 경유할 경우 은행은 3%포인트, 대기업은 0.5∼1%포인트의 마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은행과 대기업의 금리차익은 종금사에 전가되며 이런 「쿠숀과정」이 거듭될 수록 콜금리, 당좌금리 등 단기금리는 상승할 수 밖에 없다.

한편 대기업들은 회사채와 장기CP를 집중발행, 중장기자금까지 확보에 나섰다. 기관들의 채권인수여력 고갈에도 불구, 회사채는 이달들어 15일 현재 순발행규모가 5,000억원에 도달해 보름만에 월간 발행예정물량(4,995억원)을 넘어섰다. 수요는 없고 공급만 폭주하면서 회사채유통수익률은 2년여만에 최고치인 연 13.3%까지 폭등했다. CP 역시 3개월미만 단기물보다는 6개월 및 1년이상의 「옵션부CP」발행이 늘어나면서 연 16.12%까치 치솟았다.

한은 당국자는 『최근 금리불안의 진원지는 종금사이지만 향후 금리상승을 점친 대기업들의 재테크성 자금운용으로 실제로 금리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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