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양안 2년만에 해빙물꼬/중·대만 회담재개 합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양안 2년만에 해빙물꼬/중·대만 회담재개 합의

입력
1997.11.16 00:00
0 0

리덩후이(이등휘) 대만총통의 95년 6월 미국방문 이후 얼어 붙었던 중국과 대만관계가 해빙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12일 유일한 공식 접촉창구인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약칭 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간 회담 재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앞으로의 회담은 해협회의 탕쉬베이(당수비) 부회장과 해기회의 자오런허(초인화) 부이사장간 회동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어 왕다오한(왕도함) 해협회 회장과 구전푸(고진보) 해기회 이사장간 회담으로 격을 높여가게 된다.

의제도 경제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정치적 사안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관계정상화 문제로 단계를 높여갈 것이란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합의는 대만의 정·경분리 협상원칙과 지난 2년여간 양안관계의 곡절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이다.

중국은 이총통의 방미 직후 양안회담을 중단시킨 데 이어 96년 3월 총통선거를 전후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 긴장을 고조시켰다. 중국은 아울러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전제하에 정치회담이 우선돼야 한다며 대만의 회담재개 요구를 묵살해 왔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일단 중국측의 전략변화에 따른 양보의 소산으로 보인다.

중국의 양보는 무엇보다 7월1일 홍콩 주권접수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등의 성과에 따른 대내외적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대만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한 만큼 계속 궁지로 몰기보다는 숨통을 터주면서 점진적으로 정치적 실리를 얻어내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이를테면 형태를 달리한 공세인 셈이다.

이번 합의에 대한 대만의 반응은 이중적이다. 대륙시장 진출을 최우선시하는 재계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반면, 재계의 압력에 굴복한 정부측은 체면을 구겼다는 인상이다. 정부측은 지금까지 경제협력 가속화가 경제의존 심화로,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입지 약화로 연결될 것을 우려해 왔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대만정부의 양안정책이 안팎에서 중대한 시련에 봉착했음을 시사한다.<배연해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