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을 받고 싶다?중동 문제 전문가들이 14일 최근 미국에 대해 강경자세로 나오고 있는 후세인 대통령의 의도는 미국의 공격을 받아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중동 문제 전문가 바지르 테이무리안은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특별위원회(UNSCOM)의 미국 사찰단원들에게만 출국명령을 내린 것은 미국의 공격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팀 트레반은 『최근 이라크사태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미국보다 전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면서 『이라크는 축구에 비교하자면 전반전을 끝낸 상태에서 1―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90년 쿠웨이트 침공으로 인해 유엔으로부터 받은 경제제재와 무기사찰의 「멍에」를 벗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이무리안은 『후세인은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라크에서 철수한 UNSCOM 사찰단원들을 단시일내에 다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만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행동을 할 경우 이는 후세인의 위상만 강화시켜 주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라크 반체제단체 연합」대변인 모하메드 자바르도 『미국이 96년 9월처럼 이라크에 미사일 공격 등의 제한적인 군사행동만 하면 후세인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동감을 표했다. 요컨대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행동은 후세인을 이라크뿐만 아니라 아랍권, 국제사회에서 「승자」로 부상케 하는 악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후세인 대통령은 다른 서방국가들이 이라크와 전면전을 벌이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자신의 입지강화를 위해 미국을 상대로 딴죽을 걸고 있는데 미국이 말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세나라가 미국의 군사행동에 반대하고 있어 후세인의 승부수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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