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넛크래커(Nutcracker·호두깨는 도구)에 끼여 있는 호두와 같다』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부즈·앨런&해밀턴(BAH)사가 제기한 「한국경제 호두론」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BAH는 최근 「21세기를 향한 한국경제의 재도약」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재정경제원이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 화제가 됐던 바로 그 기관이다. BAH는 『한국경제의 기적은 이제 끝났다』고 단언한뒤 『호두론을 극복하지 못하면 세계 2류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넛크래커의 한쪽 손잡이는 일본, 다른쪽 손잡이는 중국이고 한국은 그 사이에서 협공 당하고 있다는게 호두론의 골자다. 한국이 재도약하려면 「고비용-저효율」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그런데 비용에서는 중국을, 효율에서는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다. 상황인식은 아주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금의 경제현실을 보면, 호두(한국경제)가 곧 깨져버리고 말 것만 같다.
신10만양병론은 호두론에 자존심이 상한 사람들이 조선시대 이율곡이 주장한 10만양병론을 거울삼아 내놓은 대항이론이다. 지금은 경제전쟁시대다. 경제전쟁시대의 전사는 기업이다. 옛날에는 용감한 병사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결정됐지만 경제전쟁시대에는 경쟁력있는 기업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신10만양병론은 경제전쟁에서 이기려면 경쟁력있는 기업을 10만개정도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은 현재 775개에 불과하다. 대기업 모임인 전경련 회원은 420여개, 중소기업모임인 기협중앙회 회원은 약 6만개다. 이중 경쟁력 있는 기업은 몇개나 될까.
경제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21세기의 경제전쟁은 임진왜란보다도 더 무서운 전쟁이 될게 분명하다. 자칫 나라경제가 초토화할 수도 있다. 몇년 남지 않았다. 현재의 정치지도자들은 임진왜란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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