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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증상 극복 주위도움 절실(알코올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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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증상 극복 주위도움 절실(알코올중독)

입력
1997.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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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보충·운동으로 체력회복 힘쓰고/봉사·취미활동으로 정서안정 찾아야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의 12.06%가 알코올남용자이며, 9.92%가 알코올중독증(알코올의존)을 보인다고 한다. 여성 인구를 제외하면 성인 남성의 40%가 술꾼이라는 말이다. 미국의 3∼5%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알코올중독은 하나의 병이다. 술에는 장사가 없다.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내성이 생겨 점점 양이 늘게 되고, 심리적 신체적 의존이 생긴다.

일단 의존이 생기면 끊었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우선 술을 갈망하게 된다. 신체적으로 손발의 떨림, 구토, 무력감, 맥박이 빨라짐, 진땀, 혈압상승, 불안, 우울, 초조, 두통, 악몽 등의 증상이 생긴다. 심하면 환각, 망상에 시달린다. 치료하지 않으면 숨질 수도 있다. 알코올중독자가 금단증상을 이겨내려면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켜야 한다.

①알코올에 중독되면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진다. 따라서 전문적인 치료로 영양과 전해질, 수분을 보충해주고 정신적 안정을 찾아줘야 한다. 알코올중독자 중에는 마음이 약하고 의존적이며 이기적이고 자제심이 부족한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결함을 줄이거나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②중독자들은 상실감 속에 아쉽고 적적하고 뭔가 허전하며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이같은 정서적 결함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타인을 위한 봉사와 사랑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운동을 통한 체력단련은 자신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③술을 마시다보면 성격이 거칠어져 주위에서 점차 소외된다. 술과 술친구에만 매달리게 된다. 취하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통하는 것 같지만 술에 의한 교분은 진정한 인간관계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진정한 대화상대를 찾아야 한다.

④술이 스트레스를 풀어준다고 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크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취미, 여행, 운동, 예술활동, 사회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찾도록 하자.

⑤알코올이 인체에 미치는 폐해는 너무나 크다. 특히 간과 뇌, 위장, 췌장 등에 나쁘다. 따라서 금단 후 나빠진 건강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균형잡힌 영양보충, 특히 비타민 공급과 운동이 중요하다.

⑥알코올중독자 중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 우울증, 망상, 공격적 충동, 자포자기 증세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술을 끊으면 술기운에 의해 감춰졌던 우울증, 공격성 등이 드러나기 쉬우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⑦술에 대해 엄격한 사회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에게 술을 팔아서는 안되며, TV 등에서 술광고나 음주모습을 제한해야 한다.

⑧술을 계속 끊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단주동맹(AA)같은 모임이 도움된다.

⑨약물로 술 생각이 나지 않도록 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아캄프로세이트, 프로작 같은 약물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민성길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과장>

▷건강음주 10계명◁

1. 웃으며 함께 마신다

2. 자신의 주량만큼만 마신다

3. 좋은 안주를 곁들인다

4. 급히 마시지 않는다

5. 1주일에 2일 이상 마시지 않는다

6. 남에게 술을 강요하지 않는다

7. 다른 약을 먹을 때는 마시지 않는다

8. 늦어도 자정에는 술자리를 끝낸다

9. 강한 술은 약하게 해서 마신다

10. 간장 이상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한다

◎단주모임 ‘AA’/“3∼6개월이면 술 끊을 수 있어요”

「스스로 술을 조절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모두 오십시오」

술을 끊기 위해 노력중인 알코올중독자라면 단주모임 AA(Alcoholics Anonymous)의 도움을 받아보자.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모임」(02―774―3797)으로 풀이되는 AA는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치료와 회복을 도모하는 민간친목단체. 1935년 미국에서 시작돼 세계 150여개국에 지부가 결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8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AA연합단체한국지부」산하 40여개 지역클럽에는 1,000여명의 알코올중독자들이 병원 성당 등 공공건물을 빌려 모임을 열고 있다. AA는 본인이 술을 끊는 것은 물론 다른 중독자들도 술을 마시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근본 목적이다. 이를 위해 12단계에 이르는 재활프로그램을 마련, 알코올중독자들이 사고 및 생활방식을 바꿔 나가도록 도와준다. 그들의 가족과 자녀모임(02―752―1808)도 있다.

AA한국지부 관계자는 『술을 끊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까다로운 가입절차나 가입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개 3∼6개월 후면 술을 끊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학생의 알코올 및 약물남용 문제에 관해 연구, 조사, 교육, 홍보 등을 수행하는 「한국 대학생 알코올 문제 예방협회·약칭 한국 바커스(BACCHUS―KOREA)」라는 비영리 민간단체도 결성됐다. 이 모임은 대학별로 자발적인 서클을 조직, 알코올 문제를 논의하고 예방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재학 기자>

◎우리실정에 맞는 자가진단법/나도 혹시 알코올중독?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인구의 15%이상이 상습음주자이며, 적어도 160만명 이상의 알코올중독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도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알코올중독의 진단기준은 무엇일까. 상습음주자는 국립서울정신병원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만든 아래와 같은 알코올중독 진단기준을 자세히 읽어보고 자신이 어느 단계인지 알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 항목 중 4∼5개 이상 해당되는 사람은 알코올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① 적절한 사회적, 개인적, 신체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조금이라도 술을 마셔야 한다.

② 술 마시는 양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없다.

③ 최소한 이틀간 계속 술취한 상태로 있은 적이 있다.

④ 한 번에 5분의 1갤런(소주 두병, 맥주 열병정도)을 마신다.

⑤ 1주일에 한 번 정도 소주 한병 반, 맥주 일곱병을 두달 이상 계속 마신 적이 있다.

⑥ 술 취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 적이 있다.

⑦ 술로 인한 심각한 신체 질병이 있는데도 술을 계속 마신다.

⑧ 비음료성 알코올도 마다하지 않고 마신다.

⑨ 음주로 인한 폭력, 결근, 실직, 또는 법적 곤란상태(교통사고 등)가 있었다.

⑩ 음주로 인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논쟁 하거나 대인관계가 곤란해진 적이 있다.

⑪ 전과 같이 취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음주량이 증가한다(내성의 발생).

⑫ 술 마시기를 중단하면 손떨림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⑬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중 특히 마지막 세 가지에 해당하는 사람은 심각한 알코올중독 환자이므로 즉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다음 7가지 사항 중 1년간 3개이상에 해당하면 알코올중독으로 진단한다. ①점차 음주량이 증가하는 내성의 발생. ②손떨림, 식은 땀 등의 금단증상. ③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장기간 마시는 경우. ④지속적으로 술을 끊거나 조절하려는 노력을 기울임. ⑤술을 사거나 마시는데, 혹은 술에서 깨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함. ⑥술로 인한 사회적, 직업적 활동의 장애가 있음. ⑦술로 인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신체적, 심리적 문제가 있음에도 계속 마심.

다음은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간단한 자가진단법으로 다음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면 문제음주자일 가능성이 높다. ①술을 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②술마시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이 잔소리를 하거나 간섭하면 예민해지고 피하게 된다. ③술마시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다. ④한 번이라도 해장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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