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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 석유왕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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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 석유왕국 꿈꾼다

입력
1997.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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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해 유전 매장량 최소 1,000억배럴/걸프 전체량과 맞먹어아제르바이잔이 카스피해 유전 개발로 「최대 산유국」 대열에 끼게 됐다. 1인당 국민소득(GNP)이 1,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빈국이 21세기를 맞으면서 일약 석유부국의 꿈을 이룰 게 확실하다.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사(SOCAR)와 영국의 BP, 미국의 아모코(AMOCO) 등 세계 11개 석유사가 참여한 컨소시엄 「아제르바이잔 국제채굴회사(AIOC)」는 지난주부터 카스피해에서 원유를 퍼올리기 시작했다. 12일에는 성대한 기념식이 열렸다.

카스피해 유전은 석유매장량이 최소 1,000억배럴로 걸프지역의 전체매장량에 맞먹는 것으로 추산돼 세계 각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리스 넴초프 러시아 제1부총리, 페데리코 페냐 미 에너지장관 등 12일 행사 참석인사의 면면을 보더라도 이 유전의 전략적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카스피해 유전 개발은 아제르바이잔인들에게는 엄청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헤이다르 알리예프 대통령이 『영광스런 미래의 동이 텄다』고 흥분할 만하다. 19세기 후반 세계 원유의 절반을 생산했던 이 나라는 이로써 1세기만에 다시 최대 산유국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더욱 값진 것은 「아제르바이잔」의 이름으로 세계시장에 진출, 최대 산유국에 그치지 않고 석유부국을 꿈꿀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20세기초까지 석유수출은 식민지 종주국인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었고 구소련 시절에는 「붉은 군대」가 주둔, 서방으로의 수출을 막았다. 2차 세계대전땐 소련 전체 석유소비량의 75%를 아제르바이잔이 대기도 했다.

현재 AIOC외에도 8개의 컨소시엄이 유전개발을 위한 탐사작업을 진행중이고 총 2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중 5개는 이미 계약을 끝냈다. 전문가들은 2022년께 아제르바이잔의 하루 석유생산량이 16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송유관 건설 경쟁도 치열하다. AIOC의 유전개발이 지연된 것도 송유관 루트를 둘러싼 당사국의 이견탓이었다. 지난주 시작된 AIOC의 1차 생산분은 체첸을 지나는 송유관을 통해 노보로시스크의 흑해터미널로 운반되며, 그루지야를 거쳐 역시 흑해로 가는 2차 송유관은 내년 말이나 99년초께 가동된다.

문제는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2003년이후 가동될 주송유관. 송유관 루트는 내년 10월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카스피해에 면한 다른 나라에서 생산될 석유 수송과도 관련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흑해 루트의 확대를 원하고 아제르바이잔과 터키, 미국은 터키의 세이한항으로 이어지는 지중해 루트를 고집하고 있다. 반면 석유사들은 거리가 가장 짧고 비용도 저렴한, 그루지야 수프사항에 연결되는 흑해 루트를 선호하고 있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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