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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빅뱅 시작된다/통과 확실 「개혁법안」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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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빅뱅 시작된다/통과 확실 「개혁법안」 파장

입력
1997.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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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은행 등 구조조정 태풍예고/15년 끌어온 한은법개정 일단락금년 초부터 1년 가까이 격렬한 찬반논쟁과 힘겨루기로 온나라를 들끓게 했던 금융개혁이 마침내 본격가동에 들어가게 됐다.

국회 재경위가 13일 법안심사소위에서 금융개혁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 결과, 최대 쟁점사항인 금융감독기구 통합에 찬성하는 수정안을 다수안으로 채택함에 따라 금융개혁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82년부터 장장 15년간 끌어온 한국은행법 개정논란이 일단락되는 것이며 동시에 금융의 기본틀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이른바 「금융빅뱅」이 점화되는 것을 뜻한다. 금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과 금융기관 감독방식이 크게 바뀌는 것이다.

우선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 권한이 지금보다 강화된다. 현재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운영위원회의 의장을 재정경제원 장관이 겸직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고 금통위 의장이 한국은행 총재를 바로 겸직한다.

특히 금융권의 「권력」은 완전히 「헤쳐모여」를 하게 된다. 은행감독원이 한은에서 분리되면서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감독원이 금융감독원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이와함께 금융정책의 「사령부」라고 할 수 있는 재경원의 금융정책실의 대부분이 금융감독위원회로 넘어간다. 감독정책은 금감위가, 실제 감독은 통합된 감독원인 금감원이 각각 맡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 증권 보험 종금 상호신용금고 리스 등 각 금융권에 대한 감독을 지금과 달리 1개 감독원이 담당하게 된다. 재경원은 금융기관의 부실대출이나 경영실패에 대한 감독이 보다 효율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본격화할 「금융빅뱅」을 뒷받침할 사전·사후 관리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정책은 재경원, 통화신용정책은 한은, 금융감독은 금감위 가 각각 맡는 금융권력의 3각체제가 탄생하게 된다.

이와함께 통합예금보험공사도 주목할 만한 기구다.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과 함께 금융불안의 근원지로 꼽히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종합금융사와 보험사는 물론 은행들까지 기업인수·합병 등 엄청난 구조조정의 태풍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며칠전만 해도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정치권의 반대로 좌초위기에 빠졌던 금융개혁법안이 불현듯 소생한 것은 그만큼 한국경제, 특히 한국의 금융산업이 절박한 위기에 몰렸다는 반증이다. 외국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행동은 없고 논의만 무성한(Words Without Deeds)」 나라라고 비판해 왔다. 특히 금융개혁은 과연 한국이 문제의 본질을 알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으로 보고 있었다. 여기에는 강경식 경제부총리의 처절한 노력도 한몫을 했다.<김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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