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로 불구된 가정주부/쇼핑·외출개호비 배상받아야

◎법원 병원측에 지급판결의료사고로 불구가 됐을 경우 의료를 위한 기본적 요양비 외에 쇼핑이나 외출·여행 등 행복추구를 위한 개호비도 병원측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김명길 부장판사)는 13일 병원측 실수로 하반신 마비 증세가 생긴 황모(31·주부)씨가 서울 H병원을 운영하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시, 『병원측은 황씨에게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의 측면에서 볼 때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서는 외출이나 여행·쇼핑 등도 당연히 필요하므로 이를 위한 개호비도 병원측이 지급해야 한다』며 『일반주부의 경우 하루 평균 4시간 정도를 외출 등에 할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위한 보조비용을 포함한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씨는 93년 출산을 위해 H병원에서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뒤 하반신 마비 등을 일으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자 소송을 냈다.<이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