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상질문 대부분 부인… “도덕적 티없다 말한적 없지만 깨끗하려 노력”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에 대한 TV 3사 합동 토론회는 시종 팽팽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패널리스트들은 국민신당 창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 창당자금 내역, 청와대와 김현철씨의 신당지원 여부, 국민신당의 실체, 김영삼 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수사, 이른바 「이인제 파일」의 사실여부, 경선불복 문제 등을 잇달아 제기하며 숨가쁘게 이후보를 몰아부쳤다.
이후보는 대부분의 질문에 부인으로 일관했고, 평소와 달리 매끄럽게 질문을 피해나가지 못했다. 가끔 웃음을 띠거나 조크성 반문으로 까다로운 질문에 방패막을 치기도 했으며, 더러는 더이상 어떻게 설명하라는 말이냐는 듯 질문자를 응시하기도 했다. 이후보는 특히 그의 아킬레스건인 경선불복 문제에 대해선 짤막한 답변으로 예봉을 피해 나가려 했다.
이후보는 그러나 『만일 이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국민신당이 다음 대선후보 경선을 하게 되면 「경선에 승복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어색한 태도를 보인뒤 『국민신당은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선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는 답변으로 우회했다.
다소 요령부득이었던 「이인제 파일」에 관한 질문에는 『도덕적으로 한점 티도 없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깨끗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만일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여기까지 왔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골프장을 몇개 허가했나』라고 묻자 『신청 자체가 하나도 없었는데, 어떻게 허가를 내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으며, 『심지어 아버지가 빨치산 운동을 하다 총살당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온갖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보는 청와대의 창당지원설에 대해선 다소 포인트가 어긋난 답변을 했다. 『청와대의 신당지원설이 신문지상에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신문도 잘 읽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전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이후보는 또 『창당하는 날 신문을 보니 창당기사는 잘 보이지 않고,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 매스컴이 뒤범벅이 돼 있었다』고 다소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기조연설을 통해 『내각제로 권력을 나눠 갖겠다고 야합을 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겉으로는 이를 반대하면서도 속으로는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고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를 동시에 겨냥한 뒤 『내각제가 과연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한 제도인지를 놓고 공개 토론회를 갖자』고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게 제의했다. 이후보는 창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노트북 PC를 보며 연설문을 낭독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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