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도 이르면 2030년에 사과와 포도, 배, 복숭아 등 온대과수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명태와 대구도 사라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12일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국립환경연구원 등이 작성한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의 농도는 2030년에 현재보다 2배로 높아져 한반도 온도는 섭씨 1.0∼4.0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한반도 온도가 현재보다 최소 2도 상승할 경우 식물재배기간이 최고 30일 이상 연장되고, 과도한 고온조건 등으로 사과, 포도, 배, 복숭아 등 온대과수는 정상적인 생육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북쪽으로부터 유입되는 냉수가 끊겨진다면 명태와 대구와 같은 냉수어종들은 연안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반면 온수성 어류가 한반도 근해에 몰려들면서 꽁치와 정어리 등의 번식이 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쌀 생산량은 광주를 포함한 호남 논농사 지역에서는 30%가, 수원지역에서는 40%가 각각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정덕상 기자>정덕상>
◎“엘니뇨 연구·대책 투자를”/어제 기상청 주최 워크숍
기상전문가들은 올겨울 우리나라의 날씨가 엘니뇨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선 각자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12일 기상청 주최로 기상연구소 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엘니뇨 안전지대인가」라는 주제의 기상워크숍에서 우리나라 기상분야 권위자들은 엘니뇨와 우리나라 기후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가설을 내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기상청 박정규 예보관은 『엘니뇨 발생시 동태평양 적도부근에 가까운 남미 및 북미 해안지방의 습윤현상, 서태평양 적도연안의 건조현상 등은 정설로 굳어졌으나 동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영향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예보관은 『이번 겨울에는 남하하는 상층제트기류가 엘니뇨의 열기를 북반구로 끌어들여 북극한기의 형태를 변화시키면서 대기순환의 주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대 강인식 대기과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엘니뇨가 있는 해에는 아시아 계절풍의 강도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여름 북한의 가뭄과 남한의 저온현상을 엘니뇨에 따른 계절풍의 약화와 관련지어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또 『겨울날씨와 엘니뇨의 관계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으나 계절풍이 약화함에 따라 예년보다 다소 따뜻하고 건조한 현상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기상전문가들은 또 엘니뇨 연구 및 대책수립을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기상연구소 권원태 연구관은 『미국은 국제기후예측연구소를 설립, 엘니뇨를 예측해 농산물의 품종 생산시기 생산량 등을 조절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도 세계기후변화프로그램에 참여해 엘니뇨에 대비하고 있다』며 『엘니뇨에 대한 자체연구 계획을 수립하고 국제적 연구에도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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