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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맛있게 담그려면…(김장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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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맛있게 담그려면…(김장특집)

입력
199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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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이 다가왔다. 겨울 내내 식탁에 오를 김장 김치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담글 수 있을까.그간 「솜씨」로만 알려졌던 김치맛의 비밀도 각종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실험 결과와 논문을 종합하면 김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배추 절임 방법과 젓갈의 종류, 숙성 온도라 할 수 있다.

○굵은 소금물에 담가 절여야

▷절이기◁

결론부터 말하면 소금물에 담가 절이는 것이 맛있게 익히는 첫번째 비결. 95년 영남대 송주은씨가 발표한 논문 「배추 절임 방법이 김치의 맛과 숙성에 미치는 영향」에 의하면 소금만 뿌리기, 소금물에 담그기, 소금물 담그기와 소금 뿌리기 병용 세가지 방법중 소금물에 담그기가 종합맛 검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소금을 바로 뿌려 절인 배추는 숙성될수록 염도가 높아져 맛이 짜진 반면 소금물에 담근 것은 숙성기간이 길어질수록 염도가 낮아졌다. 소금의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굵은소금(천일염) 흰소금 정제염중 가장 맛있게 절여진 것은 굵은 소금.

절일때 적당한 소금물의 염도는 12∼15%. 염도 12%의 소금물을 만들려면 천일염의 경우 150g의 소금을 물에 풀어 10ℓ를 채우면 된다. 이상적인 절임 방법은 배추 무게 두 배의 소금물에 배추를 담가 5시간 절이는 것. 적당히 절여진 것은 줄기부분을 구부렸을때 꺾이지 않아야 한다.

○새우·멸치젓 섞으면 빨리 발효

▷젓갈◁

어떤 젓갈을 쓰는지에 따라서 김치의 숙성 기간이 달라지고 맛도 영향을 받는다. 농협전문대 한응수교수의 95년 논문 「양념을 달리한 김장 김치의 품질 특성」에 따르면 새우젓과 멸치젓을 섞은 김치가 멸치젓만 넣은 것보다 빨리 발효됐다. 새우젓과 멸치젓을 3:1로 섞은 김치는 섭씨 4도 냉장고에 보관한지 2주만에 먹기에 적당한 산도인 pH 4.2∼4.4가 됐다. 반면 멸치젓만을 넣은 것은 3주가 돼서야 적숙기에 도달했다. 한교수는 『새우젓만 쓴 김치가 멸치젓만을 쓴 것보다 빨리 익는다』며 『따라서 빨리 익혀 먹을 김치에는 새우젓을 넣어 먹으면 좋다』고 말한다.

○섭씨 5도서 숙성때 시원한 맛

▷온도◁

김치의 숙성과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온도다. 농협대학 농산물가공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석문식(33)씨는 『실온에서 숙성시키면 젖산을 많이 생성하는 발효균이 많은 반면 섭씨 5도에서 숙성시킬 경우 젖산 외에도 유기산 알코올 탄산가스 등을 생성하는 발효균이 많이 생긴다. 김치의 시원한 맛을 내려면 저온이 역시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오래 보관해두는 데도 낮은 온도가 낫다. 김치를 영하 5도나 0도에 저장하면 3개월 정도까지 먹기에 적당한 산도를 유지하며 냉장고 속의 온도인 영상 4도에서는 20일 지나면 이와 같은 상태에 도달한다. 냉장고에 넣어두거나 땅에 묻어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노향란 기자>

◎맞벌이부부 위한 ‘맞춤김치’/가족 입맛에 맞춰 원하는 날 배달

맞벌이 부부들이 늘면서 김장을 담그지 않고 전화로 주문하면 원하는 날짜에 배달해주는 「맞춤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김치를 많이 담글 것이 아니라면 재료비나 시간을 따졌을 때 사먹는 것이 싸게 먹힐 수도 있다. 맵거나 짜고 싱거운 간 뿐 아니라 젓갈 종류도 고를 수 있어 집에서 만든 김치처럼 가족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다. 김장김치 주문을 받는 곳은 농협 종가집 LG유통 LG홈쇼핑 동원 하선정식품 등. 대개 서울 경기 지역은 무료로 배달해준다. 갓김치나 파김치 등 별미김치는 2㎏단위로도 주문을 받지만 대개는 3∼5㎏단위로 주문을 받는다. 3㎏이면 4인 가족이 10일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농협 김장 김치=경기 파주 연천 화성 강원 평창 전남 순천등 전국 13개 김치공장에서 만들어 각기 지역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각 지역 농협으로 전화해 주문할 수도 있다. 파주(0348―959―0996) 연천(0355―32―0984) 화성(0339―356―4406) 평창(0374―36―2000) 아산(0418―44―9252) 충주(0441―851―1008) 순천(0661―741―8283) 여천(0662―44―2185) 진해(0553―545―8100) 안동(0571―858―8233) 농협 등에서 98년 3월 15일까지 주문 김치를 생산한다. 인터넷(http://www.kofood.com)으로 주문할 수 있다.

▲LG 유통=LG편의점과 LG슈퍼마켓에서 주문을 받는다. 김장 김치가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교환, 환불해 주는 리콜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충남 청양군에서 재배한 배추와 고춧가루를 사용하며 2일후 배달. 절인 배추도 배달 판매한다.

▲종가집김치=인터넷(http://kimchi.dbc.co.kr)으로 주문 가능하며 주문후 4일 이내에 전국(제주 제외)에 배달된다.

▲LG홈쇼핑=정안농산이 계약생산하는 함경도식 배추김치와 삼진식품에서 만드는 전라도식 보쌈김치가 이색 메뉴다. 함경도식 배추김치는 생새우 생태등 해산물을 넣고 양짓머리 육수로 담근 김치로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 굴 오징어등을 넣은 보쌈김치도 인기다.<노향란 기자>

□‘소문난 김치’ 이렇게 맛내요

김치를 먹어보면 그 집 주부의 음식솜씨는 물론 가풍까지 알 수 있다. 손맛이 좋기로 소문난 이화장 안주인 조혜자(55)씨와 97 광주김치축제의 김치만들기 대회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은 주부 강순의(51)씨의 맛있는 김치 만드는 비법을 소개한다.

◎조혜자씨­이승만 전 대통령 며느리/소래포구산 새우젓에다 생새우 갈아넣는게 비결

『우리 집 김치의 비밀은 새우젓입니다. 시어머니 대부터 먹어온 소래 포구산 새우젓에다 생새우를 갈아 김치에 넣습니다』 이승만 대통령 며느리인 조혜자씨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로 만든 뽀얀 새우젓이 이화장 김치맛을 살려주는 비결이라고 털어놓는다. 신문 사이의 광고지도 곱게 접어 음식 찌꺼기 발라내는 용기로 쓸 정도로 알뜰한 조씨이지만 1ℓ들이 한통에 8만원씩이나 하는 새우젓을 사는데만은 과감하다. 이화장 김치맛을 내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궁중에서나 먹던 백김치는 조씨가 특히 자신있어하는 김치. 속재료만 배 밤 대추 미나리 석이버섯 홍고추 잣 파 갓 무 등 10가지나 들어가는데 새우젓 국물로 양념해 버무린후 절인 배추에다 넣는다. 배추포기마다 골고루 속을 넣은뒤 항아리에 차곡차곡 눌러담고 새우젓국을 물에 타서 부으면 완성이다.

이화장의 배추김치에는 생새우 새우젓 말고도 갈치속액젓이 함께 들어간다. 갈치속젓을 사다가 끓여 고운 천에 거르면 멸치액젓보다 말간 액젓이 나온다. 새우젓과 갈치속 액젓을 반반씩 넣는 것이 요령.

◎강순의씨­광주김치축제 문체부장관상/다시마·사골국물 등 넣은 알타리 물김치 ‘감칠맛’

시댁이 전남 나주인 강순의씨는 시어머니에게서 솜씨를 이어받은 전라도식 알타리 물김치가 특기. 국물이 자작해 동치미 같으면서도 고춧물이 들어가 매콤한 것이 전라도식 김치의 참맛이다. 강씨의 알타리 물김치는 북어머리 다시마 끓인 국물에 콩물, 양짓머리 사골국물을 섞어 담그는 것이 요점. 매끈하고 예쁜 알타리 무를 잎부분만 다듬은뒤 소금물에 4∼5시간 절인다. 김치 국물은 북어머리 다시마를 넣고 끓인 국물과 콩물,기름 제거한 양짓머리국물을 같은 양 섞은뒤 마늘 생강을 걸러 넣고 소금물을 섞는다. 소금물과 국물은 5:1 비율로 넣고 국물에 찹쌀풀은 넣지 않는다. 절이지 않은 통배추를 항아리 제일 아래에 깔고 알타리 쪽파 갓을 통째로 놓고 채썬 배 삭힌 고추를 놓은뒤 국물을 내용물이 안보일 정도로 넉넉히 붓는다. 겨울에 먹을 김장용이면 멸치젓을 거른 액젓을 국물에 조금 탄다. 상온에서 일주일이면 먹을 수 있다.

강씨는 『김장 배추김치에는 생새우와 멸칫가루, 멸치젓, 멸치젓을 한지에 거른 액젓을 함께 넣는다』고 일러준다.<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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