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백화점, 농협·수협직판장, 서울시내 각 구청이 실시하는 김장 직거래장 등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백화점은 짧은 기간동안 전략상품 중심으로 집중판매하며 각 구청이 이달 말께부터 한달간 실시하는 직거래장은 시세를 기준으로 10%정도 싸게 판매한다. 농협이 17일부터 거의 한달간 실시하는 김장시장에서는 배추 무 등 농산물을, 20일께 시작될 수협시장은 산지에서 가져온 젓갈류를 시중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올해는 가문 날씨로 김장거리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4인가족 김장준비(20포기, 젓갈 양념포함)에 재래시장 가격기준으로 9만4,000원이 추산된다. 농협직매장에서는 7만7,500원, 배추 한통 300원 무 한개 490원 등 배추 무 가격파괴를 시도한 할인점 E마트의 경우 8만5,000원이 들 전망이다.
○젓갈·김칫독 등 특선판매
■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14∼26일까지 각 점에서 대한주부클럽연합회와 손잡고 김장젓갈바자회를 개최한다. 육젓 갈치속젓 까나리액젓 황석어젓 등을 상질의 것으로 선보인다. 롯데백화점도 23일까지 전점에서 젓갈전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16일까지 김장재료모음전을 펼친다. 배추 1통에 800원, 무 1개에 800원, 흙쪽파 1단에 1,200원, 깐마늘 100g에 450원 등이다.
LG백화점 부천점은 16일까지 지하 1층에 김장용품특선전을 연다. 타파웨어 김치세트(8p)에 3만1,000원, 김칫독 한일제품(25ℓ)은 8만5,000원, 키친아트제품(32ℓ)은 6만1,000원, 양푼세트(6P)는 4만9,900원 등이다.
○절임배추 10㎏ 1만2,000원
■농협
17일∼12월20일 농협직매장 하나로클럽과 24시간 농산물편의점 하나로마트 등에서 김장시장을 연다. 배추 무 알타리 동치미무 미나리 고추 생강 등 채소양념류외 젓갈류, 소금, 고무장갑, 김치독, 김장용 봉투 등도 판매한다.
시간과 일손을 덜어주는 절임배추 절임알타리, 절임돌산갓도 선보인다. 10㎏당 절임배추는 1만2,000원, 절임알타리는 1만5,000원, 절임돌산갓은 2만원선이다.
○산지연계 젓갈 10%싸게
■수협
20일께부터 전국 수산물백화점(직매장)을 통해 시중보다 10%이상 싼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옹진 강화 보령 신안 추자도수협 등 산지수협과 연계, 상질의 젓갈을 내놓는다. 새우젓 육젓 갈치속젓 까나리액젓 밴댕이젓 황석어젓 등 각종 젓갈류와 생태 생새우 생굴 등 김장용 수산물을 내놓는다.
○하순께 할인김장시장 개설
■각 구청별 직거래장
은평구청은 27일부터 은평구청앞 광장에서, 양천구는 20일께 우리농산물직판장 경북관과 호남관에서, 성동구는 25일∼12월초 성동구민회관에서, 중랑구는 29일부터 면목2동 햇살공원에서 김장시장을 개설한다. 이밖에 각 구청들도 이달 말부터 내달 20일께까지 김장재료를 시중보다 10%정도 싼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김치보관법/섭씨 4∼6도에 담가 0∼4도 보관
김장 맛내기는 보관이 반이다. 제 때 담가서 적당한 온도에서 알맞게 익힌 김치를 잘 보관해야 겨우내 시원한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풀무원 김치박물관 연구실장 김경미씨는 『김장은 추워지기 전인 섭씨 영상 4∼6도에서 담근뒤 섭씨 0∼4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서울 등 중부지역은 이달말에서 12월초, 남부지방은 12월중순께가 제 철. 김씨는 또 『김장독을 묻을 마당이 없는 아파트 생활자들은 가능하면 구정 전후에 한번, 두번 김장을 담가 먹는 것이 신선한 김치를 즐길수있는 요령』이라고 권한다.
김장독을 땅에 묻을때는 김치를 해서 바로 묻은뒤 15일 정도 지나면 숙성한다. 이때쯤에는 젓갈과 소금기가 배추에 알맞게 배어들어 톡 쏘는 맛을 만든다. 땅에 묻은 김치가 맛있는 것은 온도변화가 심하지않은 곳에서 잘 익기 때문. 냉장고용 개량 김장독을 쓸때는 김장을 담근뒤 하루이틀 지나 거품이 약간 올라오면서 살짝 익어 새콤한 냄새가 나는 때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김장을 한뒤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김치가 잘 익지않아 풋내가 난다.
김치를 독에 담아 보관할때는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꼭꼭 눌러 둔다. 아예 한번에 꺼내 먹을 양만큼 비닐봉투에 나눠 담는 것도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해 김치가 쉬 시는 것을 막아준다. 빨리 시는 것을 막기 위해서 게껍질이나 달걀껍질 등 탄산칼슘 성분이 있는 갑각류를 가제에 싸서 켜켜이 넣어주는 것도 방법. 탄산칼슘은 김치를 시게 만드는 젖산성분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김장은 전통 옹기에 넣어 땅에 묻는 것이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않을때는 개량형 김치용기를 이용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들은 강화유리로 된것, 옹기를 변형한 것 등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뚜껑을 닫고 펌프로 용기속의 공기를 빼내거나 뚜껑 아래에 탄성이 좋은 실리콘을 부착한 누름판을 첨가해 누름판을 밀어내리거나 끌어올림으로써 진공상태를 유지하는 것과 냄새제거 기능을 가진 것이 호평받고있다. 700㎖부터 20ℓ짜리까지 다양한 용량이 있으며 가격은 크기와 기능에 따라 4,000∼4만원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김장변천사/몇접씩 담던 월동 필수부식서 다양한 속거리 넣은 계절 별미로
전북 익산에 사는 김형진(59·주부)씨는 이달 말 김장을 담글 계획이다.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부부만 남은 단촐한 식구지만 올해도 100포기는 족히 담가야 할 듯싶다. 서울에 사는 두 아들식구와 대학을 다니는 막내딸몫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미리 김장날짜를 며느리들에게 알리긴 하지만 직장에 다니는 두 며느리가 올 것이라고 기대는 하지 않는다. 지난 해에는 큰 며느리만 다녀갔고 둘째 며느리는 김장비용에 보태라며 10만원을 보내왔다. 오랜만에 며느리를 거느리고 살림지혜라도 전수해주고 싶지만 「바쁜데 할 수 없지」 체념한 상태다.
김장은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고 긴 겨울나기를 대비해야 하는 농경사회의 대표적인 풍속이다. 따라서 시대변천과 함께 김장을 둘러싼 풍속도도 크게 달라졌다.
70년대만 해도 겨울철이 다가오면 동네 누구집에서 김장을 했는지가 화제였다. 집집마다 돌아가며 품앗이김장을 담고 각 집의 김장을 밥상위에 올려놓고 품평회를 하곤 했다. 아파트문화의 보급과 이웃개념이 희박해지기 시작한 80년대는 가족중심의 김장문화가 이루어졌다. 김장하러 오라는 시어머니의 부름에 파출부아줌마를 보냈다는 어느집 며느리얘기가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이때는 고부가 김장을 담그며 정을 나누던 시기였다.
맞벌이와 외식풍조가 급속하게 자리잡은 90년대 들어서는 또 달라졌다. 젊은 주부들은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담가주는 김장을 가져다 먹거나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에서 파는 김치나 주문김치를 이용하며 일손의 부담을 덜기도 한다.
이제는 김장 못 담근다는 것이 흉이 아니게 된 것이다.
사시사철 신선한 야채를 구입할 수 있는데다 젊은세대의 입맛변화로 김장이 갖는 의미는 점점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포기수도 줄어들었다. 풀무원김치박물관의 김경미 실장은 『예전에는 100∼200포기가 예사였지만 요즘은 가구당 15∼20포기가 보통』이라며 그 이유로 『주거생활의 변화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를 들었다. 뒷마당을 파 독을 묻고 김장을 양껏 저장할 수 있었던 전통가옥구조에 비해 부엌 베란다 가리지 않고 난방이 잘 되는 아파트에서는 냉장고나 개량김치독으로 보관이 한정된 것이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서 주부를 대상으로 무료김장강습을 지도하는 황명자 이사는 『조금 담그는 대신 떨어지면 별미김장을 또 장만하는 것이 요즘 풍속』이라며 『이전에는 넣지 않던 양파나 배를 갈아 넣거나 식초를 넣는데 이는 빨리 익혀 먹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짠 김장대신 싱겁고 단 것을 선호하는 입맛변화에 맞춘 것이기도 하다』고 전한다. 요리연구가 한복려씨는 『젓갈 생강 마늘 등 자극성 양념의 사용이 줄고 다시마나 멸치우린 국물 물엿 배 사과 귤 당근 등 다양한 속거리를 넣는 것이 새로운 경향』이라고 소개한다.
이처럼 김장이 우리 생활과 먹거리에서 차지하는 의미나 비중은 점점 줄어들지만 아직까지 한국인의 무의식에 작용하는 김장의 소구성은 무척 크다.
김경미 실장은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먹는 한국인의 독특한 식습성과 함께 김장도 주요한 전통행사로 유지될 것』을 점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김장재료 어떻게 고르나/배추 너무 무거워도 안좋아
김장 맛은 재료맛이 절반은 차지한다. 배추맛이 좋으면 어지간한 소금간만으로도 감칠맛이 난다. 요리연구가 하선정씨가 들려준 김장김치 재료를 고르는 요령.
▷배추◁
너무 무겁고 큰 것은 고갱이가 두껍고 수분만 많아 좋지 않다. 들어보아 적당히 묵직하고 두쪽으로 내면 딱 알맞은 크기(무게로는 1∼1.5㎏)가 좋다. 이런 배추는 겉으로는 푸른 잎이 많고 쪼개보면 고갱이가 노랗고 고소하다. 절이기에도 이런 배추가 좋다.
▷무◁
큰 것은 수분이 많아서 맛이 없다. 한 손에 꽉 차는 정도가 적당하다. 대신 무게는 묵직한 것이 단단하고 맛이 좋다.
▷총각무◁
무김치 재료로는 총각무가 가장 영양있다. 무는 엉덩이가 팡파짐하면서 꼬리가 짧게 바짝 달려있는 것으로 푸른 잎이 많이 달린 것을 고른다. 무청이 무보다 영양이 4 배니까 무청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갓◁
빨간 갓보다는 청갓이 좋다. 빨간 갓은 물만 많이 난다. 푸른 갓 중에서도 잎이 새파랗고 줄거리보다 잎이 많은 것을 고른다. 색이 짙을수록 특유의 향미를 많이 낸다. 크기는 중간 정도가 질기지 않아서 좋다.갓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있어 김치를 빨리 시지 않게 한다. 무채 속에 많이 넣을수록 좋다.
▷미나리◁
줄기를 주로 쓰므로 줄기가 길죽한 것을 고른다. 나물로 무쳐먹기에는 토종미나리가 좋지만 김치에는 줄기가 긴 양미나리가 좋다.
▷새우젓◁
음력 6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육젓이 좋다. 5월에 담은 오젓은 그보다 못하다. 가을에 담은 추젓은 뽀얗고 색이 고와 그냥 먹기는 좋지만 김치에 넣으면 별 맛을 못낸다.
▷멸치젓◁
담근지 6개월에서 1년사이의 것이 색이 맑고 맛도 좋다. 오래 되면 간장처럼 검게 되어 맛이 떨어진다. 김장보다는 금방 먹는 김치에 넣는 것이 좋다.
▷생굴◁
간월도 새우처럼 자잘하고 살이 단단한 것이 좋다. 검은 살이 많은 것이 오들오들하다. 크고 흰살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생태◁
오래 두고 먹을 김장에만 넣어야 맛이 나는 재료. 눈이 빨갛고 만져보아 탄력있는 것이 싱싱하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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