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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 미루지 말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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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 미루지 말라(사설)

입력
199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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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외신뢰 회복이 우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재벌그룹의 부실과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실 등 현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정부는 우선 금융개혁을 성공적으로 단행해야 한다. 여기에는 국회의 뒷받침이 요구된다. 국회는 정부가 금융개혁을 성공적으로 관철할 수 있도록 법률적인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따라서 국회는 현재 재경위에 상정되어 있는 금융개혁과 관련한 13개 법안을 일괄통과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한국은행법개정안과 금융감독기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은 전면보류하고 나머지 11개 법률안만 통과시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당의 이러한 결정이 어떠한 이유에서 나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정치적 편의에 따른 결정인 것같다.

그러나 양 핵심문제는 금융개혁과 관련하여 접근해야 하는 경제적 사안인 만큼 경제적 논리가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금융개혁법안을 일괄타결하는데 동참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은행측은 한은구조개편과 금융감독기관의 통합이 현경제위기 타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부실정리 등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금융감독체제의 혁신적 개편이 관철돼야 한다는 재정경제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경제위기를 초래한 재벌그룹의 집단부실화와 금융기관의 부실사태에는 은행감독원도 적지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독립성과 금융감독기관의 통합문제는 충분히 논의돼 왔고 이제는 정치적인 결단만이 남은 문제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보류한다 해도 관계당사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묘안은 찾을 수가 없다. 또한 이해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문제인 만큼 퇴임을 앞둔 현정부가 매듭을 지어주고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차기정권에도 부담을 그만큼 덜어주는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통합후보인 김대중씨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선거보다도 높은 만큼 양당은 재고하는 것이 그들 자신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질적으로 금융개혁법안을 일괄타결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위기타개능력을 높여 주는데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경제우선을 강조하고 있느니만큼 자신들의 주장에 충실하기 위해서도 한은구조개편과 금융감독기관의 통합은 관철시켜 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욱이 정부는 금융감독기관 구성원들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금융감독원 종사자들의 공무원화를 포기하기로 했으며 인력조정도 보류하기로 했다. 정부로서는 나름대로 배려를 한 셈이다. 우리가 당면한 증시와 외환시장의 극도에 이른 불안 등 경제위기는 우리 경제를 파국으로 몰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다.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국회는 자신의 몫을 맡아 주어야 할 것이다. 금융개혁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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