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매에 두손들어 개미군단마저 손떼면 증시붕괴상황 배제못해기관투자가들이 무너지고 있다.
증시의 위기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데 힘을 쏟고는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맡겨놓은 투자자금이 속수무책으로 빠져 나가 기관투자가들의 「증시 방어기능」이 마비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우위 노력이 결과적으로는 매도우위로 끝날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증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불거지고 있다.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은행 증권 투신 보험 등의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7,295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고 9,725억원어치를 팔아 2,4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정부가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매수우위를 독려하고 기관투자가들도 주식매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내막을 파헤쳐 보면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들의 투매공세에 밀려 「매수우위 능력」을 상실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달들어 11일까지의 기관투자가 순매도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신사(2,350억원 순매도)의 경우 자체적으로는 주식매입에 사력을 다하고는 있으나, 외국인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투신사 외수펀드에 맡겨둔 자금을 잇따라 빼내가 매수우위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
증권감독원은 투신사의 순매도를 차단하기 위해 최근 투신사들이 외국자금을 운용하는 외수펀드를 정밀점검했으나 「외국자금 이탈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수펀드의 이탈자금은 투신사의 전체순매도액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투신사들은 총 7조원대의 차입금을 안고 있는 데다 주가폭락으로 최근 한달간 수천억원대의 평가손까지 입어 외국자금이탈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상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외국계 증권사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이달 들어 2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특히 부도위기에 처한 종금사들은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11일간 4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증시 방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매매비중은 외국인(12% 수준)보다 높은 15% 수준. 그러나 외국인들의 투매공세에 참패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개인투자자들이 연일 매수우위를 유지하며 주식매입에 나서 기관투자가들의 「결과적인 순매도」와 외국인 투매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투신사 외수펀드규모가 3조원대에 이르고 있으나 외국인들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중 상당부분은 추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투자자들까지 손을 뗄 경우 외국인에 의해 증시가 붕괴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지금 외부의 수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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