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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나는 지하철 20분 질주/고장 알고도 묵살 배짱운행/2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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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나는 지하철 20분 질주/고장 알고도 묵살 배짱운행/2호선

입력
199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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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 승객 5천여명 “공포”/수리하러가다 탈선 5시간 불통승객 5천여명을 태운 서울지하철 전동차가 차체 고장으로 연기가 나는데도 20여분동안 무리하게 운행하다 결국 탈선사고를 일으켜 지하철 2호선이 하루종일 파행운행됐다.

12일 상오 10시30분께 서울대입구역을 출발, 군자차량기지로 가던 9501열차(기관사 박광홍·40)가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구내로 진입하다 유치선 내에서 객차 바닥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멈춰섰다. 서울시지하철공사는 사고열차를 삼성역 유치선내로 후진시키는 과정에서 열차의 차축을 구동시키는 견인전동기(TM·Traction Motor)박스가 떨어지면서 3번째 객차 하부와 부딪쳐 탈선했다고 밝혔다. 이 전동차는 운행도중 차체에서 연기가 나 승객들을 서울교대역에 하차시킨 채 군자기지로 가던중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탈선사고로 교대―종합운동장 열차운행이 5시간 이상 중단되고 지하철2호선이 하루종일 파행 운행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지하철공사측은 이날 상오 사고열차의 고장사실을 알고도 운행을 강행,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 상오 7시11분께 건대입구역에서 사고열차에서 처음 연기가 나자 반대방향으로 운행하던 기관사가 이를 보고했으나 사령실은 경미한 사고로 판단, 운행을 계속했다. 당시 사고열차에는 출근길의 시민 5천여명이 타고 있었으며 신천역에서 안전검사원이 탑승한 이후에도 운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7시33분께 서울교대역에서 연기가 심해지고 소음까지 나자 서울시지하철공사는 탑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키고 차량을 서울대입구역 대피선으로 보냈다가 러시아워가 끝난 뒤 군자차량기지로 가던중 삼성역에서 TM박스가 떨어지면서 탈선 사고로 이어졌다.

서울시지하철공사측은 상오 11시부터 대규모 복구반을 투입했으나 열차가 곡선선로에서 탈선한데다 공간이 좁아 하오 3시45분께야 열차운행이 재개됐다.

서울시지하철공사 심길섭(60) 안전지도실장은 『TM박스와 차축의 기어가 맞지 않아 무리가 생기면서 TM박스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TM박스의 재질불량이나 차량노후, 정비불량 등의 원인도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고 밝혔다. TM박스는 가로 70㎝ 세로 30㎝ 높이 50㎝로 1량의 객차마다 4개가 달려 있으며 무게는 1톤 가량이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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