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보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해마다 입시철이 되면 학부모들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정보 홍수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언론의 경쟁적인 입시기사와 책방마다 널려있는 입시책자는 정보로서의 효과마저 의심케 한다. 수험생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판단을 흐리게 하는 역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없지 않다.과열된 입시경쟁에는 언론도 한 몫을 해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언론의 당위론에 언론사간의 치열한 속보경쟁이 어우러져 이상열기를 부추겨왔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각 언론사의 교육담당기자들은 올해 대학입시를 앞두고 자성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하고 몇가지 약속을 했다. 과열된 입시경쟁으로 훼손된 고교교육 정상화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자는 취지에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직후 몇몇 입시학원에서 난이도 분석을 기초로 대학별 배치표를 제공하지만 신뢰도가 낮다고 판단, 수험생 수만명의 가채점이 끝나는 2, 3일 후 보다 신빙성 있는 배치표를 보도하기로 했다.
서울대 전체 및 계열별 수석합격자와 학교서열화를 부추기는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숫자도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대 수석합격은 계열별 배점이 달라 의미가 없는 데다 서울대도 지난해부터 공식발표를 하지 않는 관례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수능시험 수석합격자도 보도하지 말자는 견해가 있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조그만 시도에 불과하지만 언론사간의 「보도자제 결의」가 우리의 과열된 입시풍토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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