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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요절작가 장편 ‘산문시’/고 차학경 작 ‘딕테’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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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요절작가 장편 ‘산문시’/고 차학경 작 ‘딕테’ 번역 출간

입력
1997.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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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 여성의 작품으로 미국 현대문학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의 핵심적 연구대상이 된 차학경씨의 「딕테」(토마토 발행)가 번역돼 나왔다.그간 극히 부분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차씨의 삶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강렬했고 그의 죽음은 비극적이었다. 51년 부산에서 태어나 열 살때 가족과 하와이로 이주한 차씨는 버클리대학에서 비교문학과 미술 두개의 학사학위를, 예술과 미술 두개의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활동했던 그는 비디오·영화제작자, 감독, 연기자, 공간설치예술가, 출판·문학가로 자처할 정도의 다양한 활동을 하며 미국사회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던 그는 재능의 꽃을 다 피우지 못한 채 31살의 나이에 82년 11월5일 뉴욕 맨하탄 차이나타운 인근 주차장에서 강간 살해당했다.

「딕테」는 차씨의 다채롭고도 강렬한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난해하기도 하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역사의 여신 클리오, 서사시의 여신 칼리오페 등 9명의 여신 이름을 제목으로 해 역사, 서사시, 천문학, 비극, 연애시, 서정시, 희극, 합창무용, 성시로 구분한 내용은 작가의 의식의 흐름 이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써내려나간 글들로 읽힌다. 유관순과 3·1운동에 대한 글, 어머니에 대한 글, 18년만의 귀국 경험 등 다양한 내용에 사진과 영상이 함께 들어 있고 사용된 언어도 영어 불어 라틴어와 한글 한자가 혼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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