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음료회사인 미국 코카콜라사가 국내 생산·판매체제를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한국 음료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에따라 연간 1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음료시장을 놓고 롯데칠성과 해태 등 국내 업체와 코카콜라의 시장 싸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코카콜라는 특히 해태 등 국내 업체의 경영난을 호기로 삼아 내년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시장 점유비를 넓힐 계획이다.두산그룹과 코카콜라 자회사인 한국코카콜라(주)는 10일 OB맥주가 운영하던 코카콜라 병입(보틀링) 및 유통·판매 등 음료사업 전부를 한국코카콜라(주)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코카콜라는 두산으로부터 코카콜라 환타 킨사이다 하이씨 등 코카콜라의 12개 브랜드 영업권과 서울 여주 공장시설을 4,322억여원에 사가기로 하고 곧 인수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코카콜라는 이로써 올해 초 코카콜라 병입·판매사업을 맡았던 우성식품과 호남식품을 각각 1,100억원, 485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코카콜라제품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두산의 음료사업까지 통합해 본격적인 직판 체제를 구축했다. 직판사업은 한국코카콜라보틀링(주)가 맡게 된다.
한편 한국코카콜라는 그동안 인수에 난항을 겪었던 또 다른 병입회사인 범양식품과는 원액을 공급하기로 한 올해 연말까지 공장과 영업권 인수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대구 경북 충남북지역에 직접 영업망을 조직, 판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코카콜라는 직판 체제구축에 맞춰 병입공장의 설비 교체와 유통·서비스망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5년 동안 3,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잡아 놓고 있다. 우성식품 부산공장의 시설은 인수한지 1년도 안 되어 병입설비를 모두 새 기계로 바꾸었는가 하면 최근 제품양을 늘리면서 가격은 그대로 둔 코카콜라 신제품을 내놓아 음료 할인경쟁을 부추기는 등 시장공략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음료시장은 탄산음료에서는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이, 쥬스류에서는 해태와 롯데칠성이 선두 다툼을 벌여왔다』며 『코카콜라가 직판 체제를 갖추면서 탄산음료 뿐 아니라 그동안 부진했던 쥬스시장의 공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음료시장은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96년 한해동안 코카콜라 병입 4개 회사가 33.1%, 롯데칠성이 32.4%, 해태가 15.8%를 차지했다. 또 96년 한해 순매출액은 롯데칠성이 6,316억원, 쥬스류 사업에 강한 해태가 5,000여억원, 코카콜라 병입 4개사가 4,500여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김범수 기자>김범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