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위험이 흠10일 이라크 영공에서 정찰활동을 재개한 미국의 U2 정찰기는 이라크의 무기개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다. 무기사찰을 둘러싼 이라크와 미국의 힘 겨루기도 결국 U2기의 성능이 발단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미 공군에서 「용부인(Dragon Ladies)」으로 불리는 U2기는 고도 2만1,300m에서 비행하며 정찰대상의 이상징후를 족집게처럼 집어낸다. 소형건물에 비정상적으로 큰 수도관이 연결됐다든가 하는 움직임을 낱낱이 포착한다. U2기가 잡은 영상은 즉각 지상 모니터에 송신되며 지상에서는 이를 토대로 이상유무를 판단한다.
미국은 유엔이 U2기의 이라크 비행을 잠정 중단하자 한때 U2기의 임무를 첩보위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결론은 「노(No)」였다. 첩보위성도 이라크내 대공 미사일기지와 병력의 움직임은 감시할 수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핵심」 정보수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첨단 첩보위성인 KH11도 지상의 차량 번호판을 해독할 수 있는 등 해상도는 U2기와 비슷하지만, 궤도비행 일정상 미국이 원하는 날 이라크에 동원하기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반면 U2기는 언제든 명령에 따라 발진할 수 있고 시속 760㎞(마하 0.58) 속도로 10시간 이상 비행하며 39만㎢를 정찰, 한번 출격으로 이라크 전역(44만㎢)을 감시할 수 있다.
U2기는 그러나 피격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미국은 이라크의 위협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55년 8월 첫 선을 보인 U2기는 60년 5월 구소련 영공에서 격추되는 등 지금까지 모두 7번 격추됐다. 특히 이라크가 보유한 구소련제 SA2 지대공 미사일은 U2기와 같은 고도의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아무튼 이라크가 U2기를 격추할 경우 이는 사실상 선전포고를 의미하기 때문에 양측은 U2기를 놓고 서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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