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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결 본격화할 때(사설)

입력
1997.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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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통합키로 합의함에 따라 대통령선거전은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양당의 당세 차이에도 불구, 이번 통합은 집권당과 제3 야당간의 결합이란 점에서 주목되는 일이라 하겠다. 물론 대통령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기는 하나 국민들로서는 후보들간의 연대와 정당간의 통합이 잇따라 이뤄짐으로써 정국판도의 급변을 실감하게 됐다.앞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소위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은 각각 당은 그대로 둔채 공동집권을 통한 권력분점과 내각제 개헌을 목표로 손을 잡았었다. 그러나 신한국당과 민주당은 당대당통합으로 새 당명하에 이회창 후보, 조순 총재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합의가 양당의 공식기구에서가 아니라 각기 총재의 동생과 아들 등이 창구가 되어 비밀협상을 통해 이뤄진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번 합의를 수용하는 데 있어 신한국당은 별문제가 없을 듯하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상당수가 정치적 이해를 저울질 하면서 5·6공세력과 손잡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진통끝에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통합이 선거때면 있는 이합집산과 편가르기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21세기에 대비, 나라를 재건·발전시킬 수 있는 믿음직한 수권정당임을 인식시키는 일이다. 양당은 기계적 통합도 중요하지만 정책조정작업에 박차를 가해 각 분야별로 국가쇄신을 위한 정강정책·집권공약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은 오는 대선에서는 정치개혁적인 차원에서 3김청산(이회창 후보) 수평적 정권교체(김대중 후보) 세대교체(이인제 후보)중 한쪽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큰 제목만 갖고는 쉽게 표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만큼 후보들은 지금부터 건설적인 정책경쟁을 벌여야 한다. 상대당과 후보에 대한 헐뜯기식 폭로와 비방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흔들리는 안보, 무너진 경제, 불안한 사회 등과 관련, 나라를 다시 일으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국가재건방략―정책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 현실성과 신뢰성 있는 정책대안을 낼 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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