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활기·무역수지개선 효과도「1달러=1,000원」시대의 개막은 우리 경제의 주름살을 더 깊게 할 전망이다. 이같은 원화가치폭락(환율상승)은 금융시장의 불안정과 대외신인도 추락 등에 따라 우리 원화가 저평가된 것이어서 득보다는 실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급등은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늘리는 한편 해외투자를 위축시킬게 분명하다. 정부와 업계는 달러당 원화환율이 950원선을 넘으면서부터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앞장선 상태여서 「1달러=1,000원」의 고환율은 정부의 경제운영과 기업의 투자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원 당국자는 『달러당 원화환율이 950원선을 넘게 되면 수출 증가 등 환율 상승의 긍정적인 효과가 없어지는 것으로 분석했었다』며 『환율이 적정수준으로 안정되지 않는 한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환율이 1%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이듬해에 0.12% 오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달러당 804.78원이던 평균환율이 지난달로 890원에 달해 환율상승분(10.5%)만으로 내년도 소비자물가는 1.2% 오르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내년에도 물가안정을 경제운영의 최대목표로 삼고 있어 환율급등은 정부에 큰 짐이 될 전망이다.
고환율로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석유류가격이 인상된데 이어 설탕 밀가루 등 식품원재료, 의류 가전제품 등 공산품 가격이 들먹이고 있다.
환율급등은 또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5,000억원이상 늘리는 것은 물론 국민소득도 17년만에 처음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을 넘어서 연평균 932원까지 치솟으면 1인당 국민소득(GNP)이 1만달러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고환율은 기업들의 채산성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막대한 환차손을 입은 기업들은 추가 설비투자에 따른 환손실을 우려해 내년 투자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원자재부담이 커지는데다 환율상승분만큼 수출단가 인하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다만 환율이 오르면 전체적으로 수입보다는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무역수지는 개선되고 무역외수지도 해외여행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춤해 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수출단가는 5.3% 하락하며, 수출금액은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 상승할 때 경상수지는 약 2억6,000만달러 개선된다고 추정했다. 곧 올해 25억달러 정도의 경상수지 개선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급등이 경상수지 개선 효과보다는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등의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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