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급증 수익 악화로 대기업 피자사업 잇따라 철수/TGI·KFC 등은 소형점포 위주로 전환지난해 50% 이상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불황기 고소득 사업으로 주목받았던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잇따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은 체인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매출 외형은 아직 성장세지만 갈수록 점포 이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패스트푸드 사업을 벌였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철수하는가 하면 대형 매장으로 「큰 돈」을 노렸던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들도 사업규모 조정에 나서고 있다.
OB맥주는 89년부터 시작한 「라운드테이블 피자」사업을 8월 모두 철수했다. OB의 음료부문 외식사업부에서 운영하던 라운드테이블 피자는 그동안 12개 체인점을 운영하다 5월부터 석달동안 매장을 모두 팔아 치우고 사업을 중단했다. 라이선스로 들여온 이 브랜드는 올해 점포수를 17개로 늘리고 매출도 지난해보다 19% 늘어난 100억원으로 잡았으나 결국 실패했다.
롯데리아도 패스트푸드 경영 노하우를 무기로 피자사업부를 신설하고 지난해 피자시장에 뛰어 들었으나 진출 1년만에 손을 들었다. 롯데는 피자사업부를 없애는 한편 그동안 운영하던 7개의 점포도 2개만 남기고 모두 정리할 예정이다.
패밀리레스토랑과 버거·치킨 패스트푸드 체인점에는 매장규모 줄이기 바람이 불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즈와 베니건스는 앞으로 소형점포 위주로 점포를 개발키로 방침을 정했다. 맥도날드 KFC 등도 수익성만 좋다면 작은 평수의 매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즈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사업확대보다 매장 수익 올리기를 최우선키로 하고 300석 이상 운영하던 매장을 200석 안팎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 소형 점포에서는 기존 150가지 메뉴를 100개 이하로 줄여 인력감축 효과도 거둘 방침이다. 베니건스도 200∼250석 규모가 가장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 앞으로 이 정도 규모로 점포를 개발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120∼130평 규모로 점포를 냈으나 올들어 최소 60평이상이면 출점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KFC는 60평 60석 규모를 최소 매장 면적으로 정하고 입지와 수익성 기대치만 좋으면 점포를 내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체인점도 과열경쟁에다 대장균 파동까지 겹쳐 지각변동이 눈에 띄게 일어나고 있다. 국내 소프트아이스크림 업계에서 매출 2위이던 쓰리프티는 최근 일부 아이스크림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되면서 전 매장이 개점휴업 상태다.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이 여파는 다른 아이스크림 업체로도 번져 아이스크림 체인업계의 전체 매출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소 신봉규 부장은 『직영으로 운영되는 유명브랜드 체인점이 어려운 상황이니 가맹방식의 소규모 체인점 경영난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신부장은 『버거·치킨·아이스크림·피자 가맹점은 30% 정도가 그럭저럭 사업을 해 나가고 있고 사업성 있는 점포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다』며 『외국 브랜드의 샌드위치 전문점 서너개와 치킨전문점 몇 개는 팔겠다고 내 놓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체인본부 선별 10계◁
1. 거래은행이나 하청업체를 통해 본사의 재정이나 운영상태를 자세히 알아보고 대표자와 임원의 경력을 파악한다.
2. 본사에 직영점이 있는지 알아본다. 직영점은 본사의 노하우 축적 여부와 재정상태를 판단하는 근거다.
3. 가맹점 수가 많은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적어도 가맹점이 20개 이상이어야 본사가 경제적 규모를 갖출 수 있다.
4. 상품제조 공장이 있는지 확인한다. 제조공장 없이 하청업체만 납품할 경우 물품공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비싸진다.
5. 가맹점 지원을 위한 관리조직이 잘 가동되는지 살핀다. 영업이나 내부관리에만 치중하는 회사는 가맹점 지원에 소홀하다.
6. 광고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체인점은 피하라. 지나친 광고로 재정손실이 생겨 도산하는 체인 본사가 많다.
7. 경쟁업체가 급격히 늘어나는 새 업종은 상황을 지켜본다. 취급업종의 장래성을 파악하고 다른 업체와의 경쟁 능력도 재보는 것이 필요하다.
8. 전화방 성인용품점 등 법적으로 제약이 있거나 관련 법률이 갖춰지지 않은 업종은 피하라.
9. 짧은 기간에 복수 브랜드를 출점하는 체인본부는 일단 의심해 본다. 일정 구역에서 독점 영업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실패할 염려가 크다.
10. 계약전 가맹점 몇 군데를 방문해 본사와 설명이 일치하는지를 현장에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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