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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새 광고마케팅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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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새 광고마케팅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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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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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흥행으로 컴퓨터통신 유니텔 인기 수직상승/‘꽃을 든 남자’도 기업 상품브랜드로 잇달아 팔려나가영화가 기업마케팅의 새로운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영화에 사용되는 소품을 제공하고 상표가 노출되는 정도의 프로모션에 만족했던 기업들이 영화를 이용해 제품판매는 물론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9월에 개봉해 지금까지 110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 국산영화로는 올해 최대 흥행을 기록한 「접속」의 성공에 크게 힘입고 있다.

명필름이 기획·제작한 「접속」은 한석규, 전도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도시감각의 멜로 드라마. 이 영화에는 남녀 주인공말고 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다. 컴퓨터통신 「유니텔」이다.

명필름은 컴퓨터통신을 이용해 익명으로 만나는 도시 젊은이들의 모습과 사랑을 담는다는 영화 기획안을 갖고 컴퓨터통신 회사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 영화의 파급효과를 점친 유니텔은 명필름의 제안을 수용해 제작지원은 물론 통신을 이용한 영화 프로모션 활동에 들어갔다.

유니텔이 영화 「접속」에 투자한 비용은 지금까지 모두 2억5,000여만원 정도. 개봉 한달 전부터 유니텔에 「접속」의 상업광고를 띄웠고, 통신의 특집 포럼에서 「접속」정보제공과 통신커플 수기공모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다. 유니텔의 지하철광고 자리를 영화 개봉동안 「접속」광고에 내주기도 했다.

명필름은 영화 제작비용과 홍보비용을 합해 모두 18억원 정도를 썼다. 이 가운데 13% 정도는 유니텔 지원이다. 영화는 이밖에도 삼성전자와 휴렛팩커드의 컴퓨터·프린터를 지원받았고, 기아자동차의 아벨라를 무상 임대했다. 캐주얼의류 도나카렌뉴욕(DKNY) 재킷과 리바이스 청바지도 지원받았다. 영화에 하이트맥주를 선명히 보여주는 대신 개봉일 이벤트로 이 맥주 수백병을 받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영화사가 큰 덕을 본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다. 유니텔은 「고작」 억대의 비용을 이 영화에 투자하고 그보다 훨씬 큰 소득을 올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니텔 주정한 홍보과장은 『이런 방식은 광고로 유니텔을 선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컴퓨터통신을 「사랑」이라는 감성적인 소재로 집중 부각시키며 여성소비자들을 매혹한다』며 『지금 유니텔은 5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내년 쯤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주과장은 통신자 비율이 적은 여성인구를 대거 유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8일 개봉한 「꽃을 든 남자」는 영화 제작사가 입장료 수입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려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다. 당연히 기업을 통한 마케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영화를 만든 MBC프로덕션은 개봉 전부터 영화 제목을 상품 브랜드로 팔기 시작했다. 소망화장품이 억대의 돈을 주고 신제품 세안용 스킨샤워 이름으로 영화 제목을 사갔고, 꽃배달 전문업체 「굿데이 굿플라워」가 역시 배달서비스 브랜드로 이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고 수천만원의 사용료를 냈다. MBC는 국내 대기업 계열 한 서비스업체에도 수억원에 이 이름을 팔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MBC는 이런 마케팅으로 제작비 18억원의 절반은 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이 이름의 덕을 더 크게 보는 것은 이름을 사간 기업쪽이다. 소망화장품은 영화의 주인물인 김승우를 모델로 기용한 스킨샤워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물론 영화 개봉일과 상영기간 동안 이벤트 등을 통해 이 제품을 집중 프로모션할 계획이다. 꽃배달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굿데이 굿플라워 역시 영화와 연계해 인지도를 성큼 올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소망화장품 관계자는 『영화의 흥행을 지켜 봐야겠지만 적어도 돈을 주고 사온 이상의 판매효과를 올릴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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