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구도가 3자대결로 압축되자 각 후보진영의 전략에도 최종손질이 가해지고있다. 신한국당은 YS와의 차별화를 본격 시도하면서 합당의 여세를 지지세 확산에 연결시키기 위해 새로운 홍보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고, 국민회의는 2위와 3위가 박빙의 우열을 유지하는 구도를 모색하고 있다. 국민신당은 신한국당의 추격을 따돌리고 국민회의와의 격차를 좁혀 나간다는 방침이다.◎이회창 후보/「이조 새정치」 부각·영남표 결집 박차
신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과 이회창 총재와 조순 민주당총재의 합당선언에 따라 대선전략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대선구도가 3각구도로 압축되고, 이회창 후보가 「YS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등의 총체적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것이다.
이후보측은 특히 추석 이후 15%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여론 지지도가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20%대로 반등하기 시작한 것에 고무돼 있다. 무엇보다 3김청산이란 이총재의 일관된 논리가 힘을 발휘한 결과라고 보고있다.
여기서 이후보 대선홍보전략의 핵심적 해답이 나온다. 부패한 구정치와 깨끗한 새정치의 차별화가 그 줄기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을 「3김정치 연장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조순총재의 가세효과를 십분활용, 차별화 전략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힘있는 나라, 튼튼한 경제」의 슬로건도 그래서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로 바꿨다. 이후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경제전문가인 조총재와 수시로 머리를 맞대며 국민들의 최대관심사인 경제회생을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후보의 득표기반 확충전략. 뭐니뭐니해도 영남표의 결집여부가 이후보의 대선성패를 가름하는 최대관건이라는 판단이다. 지금까지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지역 등 영남권을 몰표기반으로 묶는 「영남벨트전략」이 그 핵심이었다. 다만 신한국당 내분과 국민신당창당 등 내·외생 변수로 인해 벨트전략도 다소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TK지역은 이미 자신감을 얻은지 오래지만 부산지역공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PK지역에서 부산과 경남지역을 분리, 대구 경북 경남을 한데 묶는 이른바 「TKK벨트」를 확고히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조순 총재와 민주당의 참신성, 개혁성을 수혈하고 3김정치 타파의 선봉역을 자임한 이상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표와 20∼30대 젊은층표 공략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김대중 후보/「이이제이」구사 황금분할 구도 유지
국민회의는 3각구도가 확정되자 대세가 완전히 김대중 총재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고 김총재의 지지율을 40%선으로 올려 판세를 굳힌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총재로선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후보가 최대승부처인 영남권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 자체가 유리한 여건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취약지역인 영남권표의 분산을 가져올 3각구도를 내심 기대해 왔다.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후보가 영남표를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으로 갈라 국민회의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영남표의 쏠림현상을 막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영남표의 쏠림현상이 없어지면 김총재의 1위가 더욱 굳어지면서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후보가 2위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 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후보가 영남표의 분산을 가속화하도록 「이이제이전략」을 구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김총재의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6일 이전에 승세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국민회의는 이회창 총재에 대해선 5·6공세력인 신한국당 민정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지지율을 20%대에서 묶고, 이인제 후보는 창당과 관련한 청와대지원설을 계속 쟁점화한 뒤 이후보의 배후에 PK지역을 기반으로 한 민주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이인제 후보에 대해선 『집권하면 제2의 김영삼통치가 될 것』이라고 공격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국민회의가 3각구도에 대해 전혀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남표가 TK와 PK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선거막판에 어느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은 『3각구도가 짜여짐으로써 지지율 1위인 김총재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며 『DJT연대의 시너지효과가 시간이 흐를수록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이인제 후보/내각제 공격·「YS지원설」 불식 주력
국민신당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 맞설 유일한 대안이 이인제 후보임을 부각시킨 뒤 막판에 「세대교체」바람을 일으켜 역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여론조사결과 공표가 허용되는 이달 25일까지 지지율 2위를 고수하되 김총재와의 격차를 2∼3% 수준으로 좁히고 이회창 신한국당총재와의 차이는 최소 10% 이상으로 벌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우선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선언으로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가 일단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합당의 상승효과에 제동을 거는데 주력키로 했다. 이에따라 양당의 합당을 「5·6공 회귀세력이 DJP의 내각제 음모에 편승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이후보는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DJP연대」「이회창―조순 연대」 모두를 내각제를 추진하려는 세력이라고 주장하면서 「헌정파괴 음모분쇄를 위한 범국민대책위」 구성을 밝힐 계획이다. 국민신당은 이번 대선을 내각제세력과 대통령제 헌법 수호세력의 대결구도로 몰고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신당은 또 「DJP」「이회창―조순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한국당 경선주자였던 이수성·박찬종 고문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후보의 한 측근은 『이후보 좌우에 이수성·박찬종 고문이 서 있으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이고문의 영입은 금주중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으며 박고문 영입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군소정당」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신한국당을 탈당한 서석재 의원과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등을 금명간 입당시킨 뒤 신한국당 비주류와 민주당, 자민련 소속 일부 의원들에 대한 영입작업에 박차를 가해 이달 중순까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신당은 「김영삼 대통령 신당 지원설」이 확산될 경우 득표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판단, 지원의혹을 불식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현정권과의 정책적 차별화도 추진하는 한편 가급적 민주계 인사들이 당조직의 전면에 포진하지 않도록 한다는 복안이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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