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주위 요혈 침으로 자극/가미정지탕 등 약물병행/안구체조·지압 도인술과 안구 식염수세척도 효과TV와 컴퓨터 등 영상매체가 널리 확산되면서 근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인구의 30∼40%를 근시 환자로 추정한다. 실제로 안경 착용률은 최근 10년동안 10%이상 늘어나 95년말 현재 35.6%로 집계됐다.
근시란 가까이 있는 물체는 잘 보면서 멀리 있는 것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근시는 안구의 전후길이가 길어져 정상 초점에서도 망막표면에 상이 맺히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양방에서는 최근 엑시머레이저나 라식(LASIK) 등의 교정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수술비용이 한쪽눈에 80만∼150만원으로 비싸고, 2%정도는 야간눈부심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흠이다. 한방은 수술하지 않고도 근시를 교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치료기간이 길고 효과가 들쭉날쭉하며 고도근시 환자에게는 적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과(외관과)과장 채병윤(61) 교수는 한방 안과분야의 전문가로 눈 주위의 기혈 순환을 도와주는 치료를 집중적으로 구사한다. 한방에서는 음기는 왕성한 데 양기가 부족, 눈빛의 쏘아보는 힘이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해 근시가 생긴다고 본다. 주로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며 열이 많은 음식물을 먹거나 근거리 독서, TV시청 등 환경적 요인도 작용한다. 채교수는 심장과 쓸개의 기능이 저하되면 근시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약물을 투여하고 안구 주위의 요혈을 침으로 자극, 기혈 순환을 돕는 침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요법은 가미정지탕, 가미정지보간산, 가미지황환 등을 주로 처방한다. 치료기간은 근시정도 및 연령에 따라 3개월에서 1년까지 다양하다. 침은 2∼3일에 한 번씩 놓는다.
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과팀이 최근 어린이 근시환자 178명을 3개월간 교정치료한 결과 75%의 시력이 0.4정도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채교수는 『엑시머레이저 교정술은 안구의 성장이 멈춘 20세 이후 환자가 주대상이나, 한방의 경우 10세 이전에 치료해야 교정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대전대청주한방병원장 노석선(41) 교수는 약물·침치료와 함께 일종의 안구체조 및 지압법인 도인술로 시력을 향상시키는 치료법을 구사한다. 노교수는 『도인술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시력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일종의 운동법』이라고 설명했다.
도인술은 우선 두 손을 열이 나도록 마찰한 뒤 손바닥으로 두 눈 위를 가려 광선을 차단한다. 이어 두 눈을 감고 기가 손에서 나와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상상한다. 이 방법은 이른 아침이나 눈이 피로할 때 시행하는 게 좋다.
손가락으로 눈을 가볍게 2∼3초씩 6∼9회 반복해서 눌러줘도 효과가 있다.
눈 주변과 눈꺼풀, 이마, 광대뼈 등을 누르거나 문지르면 눈으로 가는 혈관과 신경, 기혈의 통로가 자극받아 눈을 맑게 해준다. 이밖에 안구를 가볍게 누르거나 맑은 물 또는 식염수로 안구를 씻는 방법도 시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재학 기자>고재학>
□프로필
채병윤
▲62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75∼86년 대한한방외관과학회장 ▲현재 경희대한방병원 외관과과장 겸 주임교수
노석선
▲84년 원광대 한의대 졸업 ▲90년 동대학원 한의학박사 ▲현재 대전대청주한방병원장 겸 외관과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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