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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입력
1997.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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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스트레스와 각종 성인병으로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발기부전은 발기가 되지 않거나 되더라도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의 75%이상을 넘는 증상을 말한다.국내 환자는 120만명정도로 추산된다. 자가주사요법과 음경보형물 삽임술의 권위자인 중앙대 김세철·연세대 최형기 교수에게 최신 치료법을 알아본다.<편집자>

◎음경 보형물/성기능 자력 회복 어려울때/수술시간 30분,6주후면 정상 성생활/보형물 고장없는한 반영구적으로 사용

56세의 K씨는 10년 전부터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계속했지만 일상 생활을 하면서 혈당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과음과 과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3년 전부터는 발기부전 증세가 나타나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힘들어졌다. 이것 저것 남들이 좋다고 하는 정력제는 다 먹어보았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본인은 심각한 고민으로 죽을 맛이었지만, 다행히 마음씨 착한 아내는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이니 괜찮다』고 했다. 이후 3년간 성관계 없이 부부생활을 했다. 생활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무언가 부인에게 미안하고 공연히 매사에 의욕이 떨어졌다. K씨는 고민끝에 힘들게 「남성클리닉」을 찾았다.

각종 성기능 검사 결과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이미 성신경이 쇠약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기질적 장애가 발생, 자연적 성기능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환자에게 자가주사요법과 보형물 삽입술 등 두가지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K씨 부부는 먼저 자가주사요법을 택했다. 필요할 때마다 적정량의 혈관 확장제를 음경해면체(발기조직)내에 직접 주사함으로써 성생활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이 부부는 자가주사요법으로 6개월 이상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상당히 효과가 좋았고 만족도도 뛰어났으나, 반복 사용하면서 점차 치료반응이 약해졌다. 또 약의 용량을 계속 늘려야 하는 부담과 무엇보다 음경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공포감 때문에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마지막으로 보형물 삽입술을 권했다. 음경보형물 삽입술은 당뇨합병증, 고혈압, 동맥경화증, 척추 및 요도손상, 신경계질환, 골반장기수술, 선천성 기형, 페이로니씨병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기가 안돼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인위적으로 보형물을 삽입, 성생활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다.

수술치료는 결심을 하기까지 무척 힘이 들지만 일단 수술을 받으면 거의 반영구적으로 성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수술을 마치고 성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K씨는 나흘만에 퇴원했다.

음경보형물의 종류는 간단하게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굴곡형에서부터 한조각 자가팽창형, 세조각 팽창형 등 종류가 다양하다. 세조각 팽창형은 수술 후 정상 생리기능과 똑같이 발기와 이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사정이나 성적 쾌감이 그대로 유지된다. 일상생활과 운동에도 불편함이 없다.

수술시간은 대략 30분, 회복기간은 4∼5일 정도 소요된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비가 700만∼1,2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수술 후 6주부터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며 특별한 기계적 고장이 없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10년이상 장기추적관찰에서 98%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구미에서는 70년대부터 보형물 삽입술이 시작됐으며, 국내의 경우 83년부터 시술돼 현재 선진국 못지않은 경험과 기술을 자랑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음경보형물 삽입술은 자력으로는 성기능 회복이 불가능한 기질적인 발기장애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 시술은 미용수술이 아니고 재활수술임을 명심해야 한다.

일시적인 발기장애는 스트레스 해소와 규칙적인 운동, 균형있는 식사만으로 치유가 가능하다. 한 번 보형물을 삽입하면 자연적인 발기는 더 이상 불가능해지므로, 사고나 질병에 의한 성기능장애에 한해 수술치료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최형기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남성의학연구소장>

◎약물주사 요법/합병증­노인·심인성 환자엔/환자가 직접 음경에 발기유발제 주사/1주에 최다 3회,한번사용후 이틀간격

최근 발기장애 치료법으로 환자 자신이 직접 음경해면체내에 발기유발제를 주사하는 방법이 개발돼 원인에 관계없이 약 80%는 성관계가 가능해 졌다. 주사요법은 고혈압 치료제나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부작용, 당뇨병 합병증, 대장암·전립선암 수술 후 합병증, 동맥경화증에 의한 노인성 발기부전증 환자에게 유용하다.

신경손상이나 신경질환에 의한 발기부전증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또 여성 앞에만 서면 자신감을 상실, 발기장애를 일으키는 심인성 환자에게도 좋다.

그러나 심한 간경화증, 중증의 약물 또는 알코올중독, 정신불안자, 수전증이나 신체 불구로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없는 경우는 절대금물이다.

현재 주로 이용되는 발기유발제는 파파베린, 펜톨아민, 프로스타글란딘E1 등이다. 펜톨아민은 단독으로는 발기를 유발하지 못하므로 주로 다른 약제와 함께 사용된다. 파파베린은 발기유발력이 다른 약제에 비해 탁월한 반면 수시간 이상 발기되는 빈도(9.5%)가 비교적 높다.

또 장기간 사용시 음경해면체 조직의 섬유화를 초래할 위험(5.4%)도 높아 최근에는 단독 사용되지 않고 있다. 프로스타글란딘E1은 파파베린에 비해 발기유발력은 우수하면서도 지속발기증이 비교적 적게(2.4%) 발생한다. 음경해면체 조직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빈도도 낮아 파파베린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파파베린에 비해 가격이 20배이상 비싸며, 발기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에 따라서는 파파베린이나 프로스타글란딘E1 등 특정 약제에만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음경해면체 조직에서 각각의 약물이 작용하는 부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들 약제를 적절히 혼합 사용하면 효과를 더욱 증대시키면서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두가지 약제를 혼합할 경우 파파베린과 펜톨아민, 파파베린과 프로스타글란딘E1, 프로스타글란딘E1과 펜톨아민 등으로 조합한다. 그러나 세가지 약제를 혼합하는 방법도 많이 이용된다.

주사용량은 발기부전증의 원인, 음경의 크기, 환자의 연령에 따라 결정한다. 주사에 의한 발기시간은 보통 30분∼1시간정도가 적당하다. 주사빈도는 명확한 기준이 없으나 대체로 1주일에 3회까지가 최다 허용기준이다. 한 번 사용한 뒤 적어도 이틀 간격을 둬야 한다.

주사에 따른 지속발기증은 주로 환자에게 적합한 용량이 결정되지 않은 초기에 발생한다. 발기가 7시간 넘도록 지속되면 혈액순환장애에 의해 발기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변성이 초래된다. 따라서 주사용량은 반드시 의사처방을 따라야 한다. 4시간이상 발기가 지속되면 즉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담당의사의 연락처를 알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경구용 약제와 프로스타글란딘E1을 요도내에 주입하는 방법이 개발돼 40∼80%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국내에서도 곧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므로 일반 환자들도 1∼2년내에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단 경구용 약제로 치료해 본뒤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요도내 약물주입, 음경해면체 자가주사요법 등의 순으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같은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면 마지막으로 음경보형물 삽입술을 택해야 한다.<김세철 객원편집위원·중앙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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