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 위쪽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에서 살았다. 우리 마을에는 백인이 제일 많았지만 멕시코인, 동양인, 흑인 그리고 인도인들도 함께 살았다. 나도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이 있었지만 인도인들과는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인들과는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리에 터번도 쓰고 이상한 말을 하는데다 냄새나는 음식까지 먹어서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한국에 오게된 후 미국문화와 완전히 다른 문화와 풍습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한국문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태도도 변했다. 나와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다른 눈으로 보지 않게 되었다. 미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인지 인도는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나라 중의 하나였는데 작년에 회사일 때문에 인도에 갈 기회가 생겼다. 처음에는 가기 싫어서 사장에게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마지못해 인도로 향했으나 뭄바이에 도착한 순간부터 나의 마음은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인도에서 일주일 동안 있으면서 인도사람들과 친해졌고 아름다운 인도를 구경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인도를 떠날 쯤에는 섭섭한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주 나는 세번째로 인도에 갔다왔다. 이제는 좋아하는 나라 중의 하나인 인도를 다시 방문한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순수한 인도인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에 살면서 보고 들은 것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요즘 한국에는 인도사람을 비롯, 동남아인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이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갈까. 이제 한국인들도 국제화, 세계화시대에 살면서 외국인들을 좀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들도 한국인과 다를 것이 별로 없고 순수한 사람도 많다. 어린 시절 나도 인도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을 잘 대접하는 한국의 아름다운 풍습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국제변호사·미국출신귀화인>국제변호사·미국출신귀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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