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 베스트10을 꼽는다면?외설·폭력만화 시비가 다소 수그러든 요즘 미술전문지 「가나아트」(11월호)가 김이랑씨 등 만화평론가 13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 해방 이후 좋은 우리만화 10편을 선정했다.
1위에는 산업화가 진행되던 70년대 서울로 올라와 접대부 생활로 돈을 벌어 시골 가족을 부양하는 한 처녀의 슬픈 삶을 그린 이희재의 「간판스타」가 올랐다. 이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시작해 80년대 운동권 이야기를 극적으로 묘사, 만화의 영역을 한 차원 높인 허영만의 「오! 한강」, 조선시대 못 먹고 천대받는 백성의 삶을 치밀하고도 힘차게 모자이크한 이두호의 「임꺽정」이 2, 3위에 꼽혔다. 달동네 초등학생 소녀가 같은 반 부잣집 아이들과 겪는 갈등을 눈물겹게 그려낸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 성냥개비에 물감을 찍어 그리는 특유의 화풍으로 원시시대 인간의 성적 욕망을 통해 만화적 유머의 본질을 유감없이 과시한 박수동의 「고인돌」, 만화대중화에 결정타를 날렸던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 4∼6위를 기록했다.
7위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천의무봉의 필치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대작을 토해내는 대가 고우영의 「삼국지」가 차지했다. 8, 9위는 박재동의 「목긴 사나이」와 박흥용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10위는 김수정의 「날자! 고도리」와 「아기공룡 둘리」, 김혜린의 「불의 검」 세 작품이 차지했다.이번 선정은 물론 작품수준의 우열을 서열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 꾸준히 나오고 계속 팔릴 정도라면 한국만화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 만화계의 중론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1. 이희재 ‘간판스타’
2. 허영만 ‘오! 한강’
3. 이두호 ‘임꺽정’
4. 오세영 ‘부자의 그림일기’
5. 박수동 ‘고인돌’
6.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
7. 고우영 ‘삼국지’
8. 박재동 ‘목 긴 사나이’
9. 박흥용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10.김수정 ‘날자! 고도리’
‘아기공룡 둘리’
김혜린 ‘불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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