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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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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다시 대혼란

입력
1997.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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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안정세를 보였던 금융시장이 또다시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환율은 사흘째 5원 안팎에서 「정액상승」하고 있고 주가는 500선을 향해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사흘째 5원안팎 고속 ‘정액상승’

◆환율

최근 환율급등의 근본원인은 금융기관 달러부족이다. 환율민감도가 가장 높은 정유사외엔 기업들의 투기적 매수세는 크게 진정됐다. 다만 금융기관들은 외화 콜시장에서 기간·금리·금액을 불문하고도 달러차입이 봉쇄되는 바람에 결국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집중매입하고 있다.

요즘 금융기관의 달러부족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한 상태다. 종금사들은 부족달러를 메우지 못해 매일 세계 전지역을 타진하다가 결국 자정께가 되어서야 은행의 콜지원(오버나이트) 및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우회대출로 겨우 「달러부도」를 넘기고 있다.

은행들도 이달들어 외국은행들의 크레딧라인(신용공여한도)이 빠르게 축소되면서 일부는 종금사처럼 한은지원으로 버티는 형편이다. 특히 「달러 파이프라인」역할을 했던 국책은행조차 CP 신규발행 및 만기연장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국의 환율저지선은 5일까지 970원, 6일 975원, 7일 980원 등 매일 5원씩 후퇴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도 5원 안팎에서 「정액상승」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의 달러수요로 인한 환율상승압력은 무한대에 가깝다. 산술적으론 내주중 「1달러=1,000원」돌파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리송한 것은 외환당국의 대응방식이다. 한은은 7일에도 환율상승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시장에 전파했다. 그러나 개입물량이 1억∼2억달러에 그칠 만큼 행동은 소극적이다. 한 외환딜러는 『능력이 없어 「공포탄」만 쏘는 것인지 아니면 환율상승을 용인하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고 말했다.<이성철 기자>

◎주가폭락 ‘이제부터가 본론’ 확산

◆증시

「원화환율이 상승하면 주가는 폭락한다」는 증시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환율불안과 외환보유고 고갈로 우리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설이 나돌 만큼 긴박한 상황을 맞으면서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투매가 재현되고, 증시로 돌아오는 듯 했던 국내투자자들도 「따라 팔기」에 나서 증시가 다시 폭락증후군에 휩싸이고 있다.

7일 종합주가지수는 대책없이 무너져 사상 최고수준의 하락폭과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는 외국인 투매와 이에 따른 주가폭락은 「이제부터가 본론」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외국인투자한도가 확대된 지난 3일과 4일 각각 1,102억원과 6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5일 부터 순매도로 돌아섰고 대다수 외국 증권사 펀드매니저들이 환율안정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들어 7일까지 2개월여동안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총 1조2,495억원. 환율불안이 진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1개월 이내에 1조원 어치 이상을 더 순매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투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방어」가 사실상 한계에 직면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 곽영교 국제영업팀장은 『외국인들은 국내 금융기관의 신인도하락, 외환보유고 고갈 등의 악재가 환율불안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단시일내에 치유가 어렵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환율이 확실한 안정세를 찾을 때까지는 외국인탈출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전망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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