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선대위원장” 흘리기도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조순 총재의 7일 저녁 전격회동은 철저한 보안속에 숨가쁘게 추진됐다. 양측의 만남은 당초부터 6, 7일께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은 이를 극구 부인하는 등 극적효과를 거두기 위한 「연막전술」을 폈다. 특히 조총재는 6일 밤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번주내에는 만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7일 상오 조총재를 만난 이기택 전 총재가 『조총재가 이총재와의 연대형식은 당대당 통합으로 하되 후보양보 의사를 밝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보도진에게 전했음에도 이를 극구 부인했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하오 내내 여의도 부국증권에 있는 후원회 사무실에 머무르며 강재섭 의원 등과의 연락을 취하며 조총재와의 교섭을 진두지휘했다. 조총재는 같은 시각 봉천동 자택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단절한 채 이총재로부터의 연락을 기다렸다. 이총재는 하오 3시께 전화를 걸어 조총재가 요구한 당대당 통합과 당명 및 당헌·당규개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후보와 총재직 분리」는 조총재의 뜻에 따라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는 상호양보의 원칙위에서」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어 신한국당 윤원중 총재비서실 부실장과 민주당 권오을 대변인이 만나 합의문안을 최종적으로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강창성 총재권한대행도 하오 4시께 신한국당의 서열 3위인사와 만나 「분명히 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윤원중 부실장은 『사견』이라고 연막을 치며 『조총재에게 총재직을 양보해야 한다』 『이기택 전 총재에게 선대위원장직을 맡겨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합의내용을 은근히 흘리기도 했다.
한편 양측간의 본격적인 연대협상은 지난달 20일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총재측은 조총재와의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연 학연 등을 총동원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측은 강의원과 친동생인 이회성씨를 비롯, 하순봉 특보와 서상목 의원 이흥주 전 비서실 차장 등이 물밑교섭을 벌였다. 조총재측은 이번 협상을 본인이 직접 맡았으며 장남 기송씨와 장경우 부총재 등이 메신저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성호 기자>김성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