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40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상호비방전과 무차별 폭로전이 난무해 관전자를 짜증나게 하지만 결전의 시간은 어김없이 오고 있다.40일이라는 시간은 후보자에 따라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 선두를 달리는 후보는 당장 내일이라도 투표를 했으면 할 것이다. 반대로 2위나 3위를 하고 있는 후보에게는 판세를 뒤엎기에는 40일이 모자랄 수도 있다. 특히 절대적 약세를 딛고 일어서 판을 뒤 흔들어야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앞서가는 후보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고 뒤쳐진 후보는 역전과 기적을 바라고 있다.
남은 시간이 40일이지만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공식선거운동에 들어가는 26일까지는 불과 18일 밖에 남지 않았다. 공식선거운동은 선거판이 일단 형성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판자체와 관련된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6·29선언으로 대통령직선제를 되찾은 뒤 세번째인 이번 대선은 유별나게 길다는 느낌을 준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신한국당경선이라는 지리한 예선을 치뤘고 신한국당경선이 끝난뒤에도 대선정국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집권당후보가 여론조사에서 3등을 해 후보교체론에 시달리는가 하면 경선결과에 불복해 탈당하는 사태까지 생겨났다.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비자금폭로가 있었고 여당후보가 한솥밥을 먹었던 대통령에게 당을 떠나달라고 요구하는 등 희한한 장면이 속출했다. 대통령이 부도덕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권력누수현상이 겹친 청와대는 이를 부인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대통령은 결국 자신이 만든 신한국당을 탈당했다.
이 와중에서 다섯명의 후보중 한명이 중도포기를 선언, 연대한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고 또 다른 한 후보도 우여곡절끝에 비슷한 선택을 했다.
대선정국의 혼돈이 새 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 수반될 수 밖에 없는 과도기현상이라면 그런대로 접어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정치의 고질인 무책임한 정쟁의 되풀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일은 그렇다 치고 앞으로의 40일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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