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1,500억원 지원 최종합의/은행단도 “조만간 당좌거래 재개”/완전정상화까지는 곳곳에 난관종합금융사들이 해태그룹에 1,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최종합의했다. 이로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1일 7개 계열사에 대해 화의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해태그룹은 극적으로 정상경영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
◆지원결정
29개 종금사는 6일 종금협회에서 여신담당 임원회의를 갖고 자금지원방침을 확정했다. 종금사들은 회의를 마친뒤 『금융권이 대기업연쇄부도를 막고 국가경제 회복에 앞장서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종금사들은 앞으로 사장단 동의를 얻어 이같은 방침을 추인할 계획이다.
종금사들은 이날 해태그룹 여신비율에 따라 총 1,500억원의 자금을 최장 1년6개월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지원자금에 대해서는 A급 어음할인금리수준인 연 13.5%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 등 채권은행들 역시 조만간 채권단대표자회의를 소집, 당좌거래재개를 승인하고 당초 약속했던 협조융자 1,000억원 가운데 미지급분 453억원의 지원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해태입장
해태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7일중 해태음료 제과 유통 상사 등 4개사에 대한 화의와, 중공업 전자 산업 등 3개사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 철회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청이 철회되고 해태가 그동안 부도났던 391억원의 물품대금 어음을 전액 결제하면 은행연합회는 채권은행단의 의견을 들어 적색거래처지정을 해제하고 당좌거래를 재개하게 된다.
해태그룹 김통우 경리담당이사는 이날 『자금지원이 이뤄지고 당좌거래가 재개되면 연말까지 자금수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
완전정상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태그룹은 은행 보험 증권 등이 모두 현재수준으로 여신을 동결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언제까지 이같은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종금업계 내부에서조차 내심 해태그룹의 회생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회사가 많은 상태이다. 또 금융경색의 지속으로 종금사들의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하게 된다면 「자구」차원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종금사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해태그룹은 지난달 16일 98년말까지 계열사 및 부동산매각을 통해 총 1조147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태전자 구로공장이나 부평공장 등 일부 부동산과 코래드 해태타이거즈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만 매각설이 오가고 있을 뿐 현실화한 것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결국 금융권의 협조와 자구계획이행이라는 두가지 전제가 충족돼야만 은행이 포기한 대기업을 종금사가 되살려내는 전례드문 시도가 성공작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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