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승복 중요하나 의리도 중요” 이 총재 겨냥/YS 몰아세우면 친이회창계도 등돌릴 것 경고신한국당 민주계 의원들은 청와대의 신당지원설을 착잡한 심경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회창 총재측이 명예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을 신당지원의 막후 조정자로 지목, 맹렬히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체적 진실이 어떠하든간에, 민주계 의원들은 감정적으로는 이총재측의 대YS 공격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중 일부는 『김대통령이 국정수습에 중점을 두고 임기말을 차분히 보내야 한다』며 『대선승패에 개입하면 불행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한 중진의원은 『김대통령이 복선의 정치게임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며 『이인제 전 지사가 당선되면 좋고, 안돼도 자기색채의 정파를 유지하며 정치를 계속하려는 의도가 있는듯 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비공식적 전망일뿐이며 대외적으로 민주계는 일단 이총재를 비난하고 있다.
김명윤 고문은 『내가 알기로는 이총재가 김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22일 이전까지만해도 YS는 정권재창출을 걱정했다』며 갈등의 책임을 이총재에게 돌렸다. 김고문은 『경선승복의 원칙도 중요하나 의리도 중요하다』며 『대통령을 마구잡이식으로 몰아세우면, 친이회창계 민주계도 돌아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상우 의원은 『청와대의 지원설은 사실 이상으로 과장된 것』이라며 『지금의 공세가 민주계를 배제하고 당을 5, 6공 세력으로 도배질하기 위한 책략으로 악용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신의원이 지적한 「당의 수구화 경계론」은 대다수 민주계 중진들의 공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신당지원 공방이 격해진 6일, 김수한 국회의장 김덕룡 선대위원장 신상우 김명윤 김정수 서청원 김동욱 박종웅 김철 김무성 의원 등은 오찬회동을 갖고 『이총재측이 문민정부와의 단절을 꾀하는 작금의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 자리에서는 『개혁세력이 포위돼 있다』 『입만 열면 나가라는 것은 감사원장식 발언』 『인기만회를 위해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은 국민도 헌신짝처럼 버린다』는 격한 말들도 나왔다.
「당의 수구화 경계론」은 민감한 현안인 청와대의 신당 지원설 논란을 우회, 보다 큰 테마인 정체성 문제를 다루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민주계 중진들은 3자연대가 난망해진 상황에서 당에 잔류하며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명분이 필요했다고도 볼 수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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