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공학과 의학 등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은 인류에게 적지 않은 혜택을 주고 있다. 게놈(Genome) 분석기기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유전정보에 대한 해독력도 급속히 향상됐고 이런 유전정보 분석은 유전병을 비롯한 의료진단 분야에서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게놈이란 생물이 생활기능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불가결한 유전물질인 DNA를 담고 있는 그릇에 해당하는 염색체 세트를 의미한다. 인간 게놈의 경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23개씩 모두 46개의 염색체로 구성된다.
이들 인간 게놈의 염색체 속에는 30억개의 DNA 염기쌍이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의 조합에 따라 키와 피부색, 생김새 등 인간의 유전형질이 결정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현재 30억개의 염기쌍 순서와 염색체내 특정 유전자의 위치를 파악해 유전병 등 질병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또 유전자 조작을 통해 원하는 유전형질을 얻기 위한 이른바 「인간 게놈사업」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기술이 놀랄만한 수준까지 진전되면서 복제양 「돌리」의 탄생을 불러오자 인간복제도 머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때문에 인간 게놈의 악용이나 남용에 따른 인간의 존엄성 상실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가 채택하는 「인간 게놈과 인권에 관한 세계선언」은 이런 의미에서 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에 이은 「제2의 인권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격체로서의 인간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유전자에 대한 권리까지 보호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 선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인간 게놈 연구의 윤리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도덕적 구속력을 지니게 된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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