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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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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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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명의 명암을 단순화해 보면 밝은 쪽은 과학문명의 발달이고 어두운 면은 공산주의의 해악이다. 스테판 쿠르투아 등 12명의 프랑스역사학자들이 펴낸 저서 「공산주의 흑서, 범죄와 테러 탄압」에 따르면 공산주의로 인한 인명희생이 지금까지 적어도 8천5백만명, 최고 1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권력서열 26위인 서관희(71) 당비서가 농업실패의 책임을 지고 공개처형됐다고 현장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평양중심인 「통일거리」의 한 언덕위에서 2만∼3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른 17명과 함께 총살됐다고 한다. 현재 중국·베트남·북한·쿠바 등 4개국이 공산주의로 남아 있다. ◆그중 옛체제 그대로를 고집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과 쿠바뿐인데 공산주의가 남아 있는한 잔인한 역사는 계속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서는 한국에 망명한 황장엽 전 비서와도 친한 사이로 알려진 북한농업의 최고책임자였다. 북한농업은 90년대부터 위기국면에 들어섰다가 95년의 대홍수와 96년의 흉작으로 결정적인 파국을 맞게 됐었다. ◆이런 북한농업의 대실패가 김정일의 다락밭정책으로 시작됐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농지를 넓힌다는 정책아래 해발 600m아래의 야산을 모두 밭으로 개간케 한 결과 홍수때 토사가 쏟아져 농지가 매몰되고 강바닥이 막혀 강물은 평야를 마구 덮어 버렸다. ◆경제사정악화로 트랙터는 움직이지 못하고 비료도 생산되지 않아 홍수복구가 불가능하게 됐다. 북한농업의 실패가 어찌 서비서만의 책임이겠는가. 그의 공개처형은 정권의 잔인성을 드러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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