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실리상 호재” 인식 전면나서 공세 고삐/“김정권 부자연스럽게 탄생” 절연도 가속화청와대의 국민신당 지원설에 대한 이회창 신한국당총재의 강공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를 방문중인 이총재는 5일 『이는 결코 일과성 사안이 아닌 중대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측의 납득할 만한 해명과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총재는 이날도 『후보의 지지도가 낮다고 해서 이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깨뜨리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이총재는 이번 사안의 경우 자신이 전면에 나서 국면을 주도할 수 있는 명분과 대선전략상 실리를 함께 담보한 호재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김영삼 대통령의 「더블플레이」야말로 3김정치의 적폐인 권모술수와 음모정치의 전형이라는 점을 여론에 각인한다면 3김청산의 명분은 그만큼 탄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게 이총재의 시각이다.
이총재측은 우선 김대통령과 이인제 국민신당후보의 연계설을 뒷받침할 보다 확실한 증거를 잡아 「의혹」을 「사실」로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청와대가 지금처럼 우리측 주장을 부인하면서 이총재를 상처내려 한다면 몇가지 물증을 들이댈 수도 있다』면서 『우리도 청와대에 나름의 인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총재는 김대통령과 이후보에 대한 직공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대통령의 국민신당 지원설의 표면화를 계기로 김대통령과의 강도높은 차별화와 이후보의 경선불복을 앞세운 명분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날 상오 대구 동화사를 방문한 이총재는 인사말에서 『나는 김대통령이 키우고 동고동락해서 지명한 후보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총재는 나아가 『김영삼정권은 처음부터 3당합당 등을 통해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정권』이라며 『그 후유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현정권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총재의 측근들도 국민신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서상목 기획본부장은 『김대통령이 계속 당원으로 남아있으려면 명백히 당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면서 『지금 청와대 인사들의 행태는 누가 봐도 신당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비쳐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중진의원은 『오래전부터 김대통령과 민주계를 후원했던 부산의 몇몇 토착기업 자금이 국민신당쪽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소문이 부산에 파다하다』면서 『그중 한 기업은 최근 수백억원대의 부동산을 처분, 현금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대구=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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