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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투자자 증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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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투자자 증시로 돌아온다

입력
1997.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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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객예탁금·신규투자자 급증 객장 활기/외국인은 여전히 부정적 폭락재연 가능성도「신토불이 증시」가 뜨고 있다.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증권사 객장으로 잇따라 쏠려 폭락장세에 찌들었던 증시가 오랫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투자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집단탈출을 계속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썰물심리를 압도할 만큼 강력해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내투자자들은 지난달 말 이후 「주식 사재기」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사자세력의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15일 전후만 해도 2조4,000억∼2조5,0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증세를 보여 5일 현재에는 3조원을 넘어서 최근 10일여 동안 5,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반면 잠재적인 팔자세력인 신용융자잔고는 지난달 말 3조1,000억원대에서 감소세로 돌아서 2조8,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넘쳐나고 팔려는 사람은 자취를 감추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또 주식시장의 위탁계좌수가 9월말 337만8,912개에서 지난달말에는 343만5,724개로 5만6,812개가 늘어나는 등 주식에 새로 손을 대는 신규투자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를 반영, 증권사 객장은 모처럼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등 투자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객장에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투자상담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풍경까지 연출할 정도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증권사 객장에는 한 투자자가 현금 100억원을 갖고 찾아와 투자를 의뢰하는 등 큰 손들의 증시 행도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가에는 명동 사채업자들의 자금이 증시에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국내 투자자들과는 달리 외국인들의 동향은 여전히 심상치 않다. 주가가 연일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한도가 확대된 지난 3일 과거 한도확대 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102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치고 5일에는 다시 순매도(386억원)로 돌아섰다. 환율불안, 대기업의 추가 부도 가능성 등으로 주가가 다시 곤두박질할 공산이 크다고 판단, 투자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집단탈출은 그치지 않고 있지만 국내투자자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며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이탈이 멈추지 않을 경우 증시에 다시 먹구름이 찾아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증권 김종국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은 앞으로 최소 5,000억원어치 이상을 팔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모두 소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을 붙잡을 수 있는 처방이 나오지 않을 경우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투자자와 외국인 간의 「소리없는 증시전쟁」에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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