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충안 모색불구 일정에 쫓겨 불투명국회의 법안심의일정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는데도 금융개혁법률의 연내통과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보인다. 핵심쟁점인 「감독원통합」에 대한 여야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재정경제원은 금융개혁을 「문민정부 마지막 과업」으로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반면 한국은행은 「조기통과불가」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나서 소강상태를 보였던 한은법파동은 또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법안통과여부의 열쇠를 쥔 국회재경위 법안심의 8인소위는 5일 이틀째 회의를 열였으나 쟁점만을 점검했을 뿐 타협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재경위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불안 등으로 국회에서도 금융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확산된 편이지만 최대 쟁점사항인 감독기관 통합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여야간 의견차가 크다』고 말했다.
관계와 금융계에선 『김영삼 대통령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의 독대에서 금융개혁법안의 회기내 처리에 협조를 당부했고 국민회의도 「금융개혁은 차기정부로 넘기자」는 당론에 유연성을 갖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국민회의 의원들과 접촉해본 결과 감독원통합은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소위에서도 국민회의측 의원들은 『감독원통합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선 ▲한은 독립성강화 ▲금융감독위원회 소재 ▲감독원직원신분 등 여타 쟁점은 다양한 절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감독원통합」문제의 해결없이 금융개혁법안의 통과는 불가능하다. 어차피 금융개혁이 한은의 자율성제고와 은감원 분리를 맞바꾸는 「바터」적 성격이 짙기 때문에 감독원을 그냥 둔채 나머지만 처리하는 식의 타협안을 정부가 받아들일 리는 없다. 그러나 한은 역시 4, 5일 전직원비상총회와 긴급부서장회의를 통해 「감독원통합불가」방침을 재확인하는 등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여와 야, 정부와 한은 대립구도하에서 금융개혁의 연내완료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감독원 통합도 어떤 형태로든 절충점을 모색하는 것이다. 국회주변에선 이와 관련, ▲일단 감독원통합을 법에 명시해 연내 통과시키되 부칙형태로 유예기간을 두거나 ▲금융감독위원회를 설치하되 3개 감독기관 협의체 형식으로 운영하는 타협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 법안심의 일정이 사실상 이틀밖에 남지 않은데다 정부와 한은의 수용가능성도 없어 절충안의 성사여부 역시 극히 불투명한 실정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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