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철훈 특파원】 일본 증권업계 7위의 산요(삼양)증권이 3일 도쿄(동경)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 일본 금융계에 일대 충격을 주고 있다. 종합증권사가 도산한 것은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전한 이후 처음이다.심각한 경영난을 겪어 온 산요증권은 그동안 자력으로 회생을 모색해 왔으나 지난 주말 닛폰(일본)생명 등 9개 생명보험사가 융자상환 기일 연기신청을 거부함에 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산요의 총부채액은 3,736억엔(계열사 포함 7,764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10년 창업한 산요증권은 71년 종합증권사로 발돋움한 이래 현재 자본금 397억엔에 종업원 2,675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전국에 70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산요증권의 도산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우선 노무라증권 도쿄미쓰미시은행 닛폰생명 등 일본 제일의 금융기관이 재건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도산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자유화, 국제화를 추구하는 「일본판 빅뱅」(금융제도 대개혁)의 실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업계재편과 적자생존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산요증권의 도산은 또 일본은행이 65년 경영난에 빠진 야마이치(산일)증권에 특별 금융을 지원한 이래 계속돼온 「증권회사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를 깨는 것이다. 대장성도 이번에 산요의 도산을 방치함으로써 「일본판 빅뱅」앞에는 성역이 없다는 점을 천명한 셈이다.
이번 사태로 일본 증권사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당국은 다른 금융기관으로 연쇄도산이 파급될 것을 우려, 긴장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는 이날 『증권시장의 질서유지와 투자가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라』고 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대장성장관에게 지시했다. 이에따라 대장성은 일반고객의 현금과 유가증권 등 모든 자산을 보호하는 조치를 강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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