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이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출범했다. 제1차 전당대회를 겸한 이날 대회는 예상대로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연말의 대선구도는 이변이 없는한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될 것이 분명해졌다.우리는 선거를 불과 40일 남짓 앞두고 집권을 목표로, 전국단위의 정당을 창당할 수 있는 우리의 척박한 정치풍토를 먼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3김정치로 지칭되는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은 정경유착과 이에 필연적으로 수반된 부패구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신한국당이 구각을 벗기 위해 집권당 초유의 후보경선을 실시했다. 대쪽이미지의 이회창 후보를 선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두 아들 병역면제 문제 등으로 급격한 추락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인제 신당」은 스스로 「대안」임을 선언하고 신한국당을 떠나 새살림을 차리기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기존정치가 청산의 대상이라고 해도 민주적 경선결과를 저버린 사람까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신악이 구악 뺨친다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개인적인 인기는 요지부동이다. 각종 여론조사상의 지지도는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고 이것은 신당 창당의 원동력이 됐다.
「세대교체」를 캐치프레이즈로 한 그의 주변은 신한국당을 탈당한 민주계를 주축으로 해서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그 가운데는 구시대 인물들로 분류될 인사들도 적지 않다. 「국민이 만들어 가는 정당」이라고 하나 창당과정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이 말도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신당이 대선후보를 만들어 가는 절차를 밟은게 아니라 이인제라는 지지도가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당이 하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인제 신당」이 넘어야 할 고비나 극복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태생적 한계이자, 원죄라 할 수 있는 경선결과 불복에 대한 대국민설득이 급선무다. 일부의 지적처럼 「무모한 정치적 반란」으로 끝나지 않기 위한 책임은 전적으로 그와 그의 신당에 지워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신당이 지향하는 분명한 이념과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박정희신드롬」에 편승, 박대통령의 지도력을 칭송했던 그가 유신까지도 수용하는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가 노동장관시절 노사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었던 「무노동 유임금」의 자세는 지금도 변함이 없는지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
또 시중에는 그나 청와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 「국민신당=YS당」이라는 곱지않은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시각을 입증하듯 신당은 민주계가 사실상 주축이 되고 있다. YS배후지원설을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그는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의 말대로 세대교체를 이루느냐, 아니면 무모한 모험끝에 포말로 끝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에게 맡겨진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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