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하며 행시 뚫었다/부산서 공고졸업 김종녕씨 “통상전문가 꿈”『어렵게 합격한 만큼 유능한 국제통상 전문가가 되겠습니다』
4일 발표된 제41회 행정고시 합격자중에서 유일한 고졸출신인 김종녕(34·서울 관악구 신림9동)씨는 『행정고시 나이제한 35세에 턱걸이로 합격해 더욱 기쁘다』며 『청렴한 생활로 부끄럽지 않은 공직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제통상직에 합격한 김씨는 88년 이후 10년만에 고졸출신 행정고시 합격자로 기록됐다.
고향인 전북 부안에서 중학교를 마친 김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형들이 있는 부산으로 가 부산기계공고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고교졸업후 병역특례자로 5년간 부산 조선공사에서 설비사로 근무한 김씨는 91년 어릴 때 꿈인 외교관이 되기 위해 상경,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생활비는 공사장 막노동과 건물경비 등으로 충당했다. 외무고시 1차에 2차례 합격했지만 95년 나이제한(32세)에 걸리자 행정고시 국제통상직으로 바꿔 지난해 1차 시험에 합격했다.
『통상산업부에서 근무할 수 있기 바란다』는 김씨는 『조선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이는 많은데 직장도 없고 그렇다고 뚜렷하게 이룬 것도 없어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며 『어려울 때마다 격려해 주고 시험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장철(80) 오기용(75)씨의 7남2녀중 여덟째로 미혼이다.<윤순환 기자>윤순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