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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춤 빛깔찾기:2(무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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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춤 빛깔찾기:2(무용평)

입력
1997.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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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소재’ 강박감 벗어야 제얼굴/1·2일 예술의전당유네스코무용협의회(CID) 한국본부에서 주관한 우리 춤의 정체성 찾기 작업이 올해는 성격을 좀 달리 했다. 지난해는 신무용계열 중견무용가 배정혜의 독무대였는데 이번 공연(1, 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30대 중견안무자 3명을 내세웠다.

우리 춤의 빛깔은 사실 그렇게 명확하지가 않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우리만의 어떤 독특함을 찾아보자는 해석도 가능한데 최승희 이후의 무용가들이 그래왔듯이 한국의 민속춤 혹은 한국적 소재가 아직도 강조되고 있다. 「아직도」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미 50여년간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을 망라해서 모든 무용가들이 소위 한국적인, 우리다운 것이라고 주장하는 춤들을 끊임없이 발표해왔고 어느새 무용가 개인의 특성을 찾기 어려운 정도에 달한 때문이다. 우리 춤의 빛깔도 분명 찾기는 해야겠지만 자칫 이 명분에 짓눌려 특정 행위의 답습을 초래할 위험이 없지 않다.

이번에 공연한 김은희 김희진 김선희는 그동안 여러 기획공연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대표적인 30대 안무자들이지만 역시 우리 춤이라는 타이틀이 붙고보니 관객이나 안무자 모두가 평정을 잃게 된 일면이 있었다.

세 사람 중 김은희는 한국무용가로 분류되는 자신의 입지를 인식한듯 가장 자유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서양의 현대무용이 우리 무대를 장악했던 수십년을 뛰어넘어 마치 최승희에서 김은희로 맥이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을만큼 기존 한국무용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서 자유롭게 장단과 몸짓을 결합했다. 반면 파격적 동작과 절제된 연출을 장기로 한 김은희의 춤에서는 점점 일본 현대무용인 부토의 냄새가 강하게 나타난다. 「환 환」의 마지막에서 온몸에 회칠을 한 여자가 상체를 가리며 한 다리로 균형을 잡는 모습은 충격적일 정도였는데 「우리 춤」이라는 부담은 관객에게도 고정된 이미지를 각인시킨 모양이다. 현대무용가 김희진은 「그네」의 끝장면에서 가곡 「그네」를 사용해 현대적인 소재에 우리 것을 살짝 가미한 형태를 보였지만 동시대 안무가들의 작업궤도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발레 계열의 무용가 김선희는 「속풀이」에서 발레기교의 볼거리와 사물놀이 장단을 결합했는데 특별한 속도감을 제외한다면 상당히 눈에 익은 접목이었다. 다행히 최선아가 보여준 리듬과 동작의 일치가 독특한 매력을 담아냈고 발레 테크닉과 한국 춤사위의 흥겨움을 접목하려는 이 작품의 시도를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듯 했다.<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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