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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국의 고민/김철훈(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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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국의 고민/김철훈(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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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일본을 독서의 왕국이라고 부른다. 틈만 나면 어디서든지 책을 읽는 사람들, 책을 사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서점, 그리고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부족함없이 만족시켜주는 다양한 출판물 등 독서왕국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그런 일본이 급증하는 청소년의 활자거부현상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이 최근 발표한 학교 독서량 조사에 따르면 고교생 10명중 7명, 중학생 10명중 6명이 한달에 한권의 책도 읽지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고생의 절반 이상이 평소 책을 멀리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독서량도 조사를 시작한 54년에 비해 절반이나 줄어드는 등 최악의 결과가 나와 기성세대들은 일본사회의 위기라고까지 말하며 걱정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 『만화와 잡지가 더 재미있다』는 것을 첫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또한 『평소에 원래 책을 읽지 않는다』 『책보다 게임이 더 재미있다』 『다른 것이 하고 싶었다』는 순으로 응답해 일본 청소년들의 활자거부현상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일본 청소년의 이같은 독서실태는 객관적으로 볼 때 그리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단지 평소 책을 사랑하는 일본 국민의 시각에서 볼 때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한달 평균 독서량은 초등학생 6.3권, 중학생은 1.6권, 고교생이 1.0권으로 집계됐다.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은 늘어도 책을 좋아하는 일본의 청소년은 아직 「엄청나게」 다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고교생의 38%, 중학생의 37%, 초등학생의 48%가 「독서가 좋다」고 응답하고 있어 활자거부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풍부한 독서인구가 잠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일본에서는 이번 조사결과에 충격을 받아 책을 떠나고 있는 청소년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역시 독서왕국다운 반응이다.<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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