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인 수하르토 대통령의 강력한 후광을 등에 업고 인도네시아 경제를 좌지우지해왔던 후토모 만델라 푸트라(35) 홈푸스 그룹회장이 그동안 강력히 추진해왔던 국민차사업(프로젝트명 티모르) 사장직에서 전격 퇴진했다. 만신창이가 된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 수하르토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30억달러를 원조받는 대신 개혁조치의 일환으로 셋째아들의 경영권을 빼앗은 것이다. 대신 후토모는 신설된 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기고 과거 고위정부관료를 지냈던 와르디야사가 자리를 물려받았다.29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해온 수하르토 정권의 과거행적을 생각하면 「혁명적」 조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의 일선후퇴는 국제원조를 받아내기 위한 정부의 제스처라는 분석이다. 정치·경제를 한손에 틀어잡고 있는 수하르토 족벌체제는 여전히 견고하고, 후임 사장 역시 수하르토의 꼭두각시라는 평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수하르토의 자녀(3남3녀)가 모두 그렇듯이 후토모 회장도 정부로부터 사업독점권과 면세특권 등을 받아 부를 축적했다. 84년 창업한뒤 정유 선박 미디어 수송 목재 등으로 업종을 확장했고, 제2민항 셈파티 항공을 차지하면서 창업 6년만인 90년 국내 25대 재벌로 급부상했다.
5월 실시된 총선에서 후토모는 수하르토의 다른 3명의 직계자녀와 함께 집권 골카르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정경유착이 아니라 사실상 정경일체 국가인 인도네시아 현 상황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13세 아래인 자바왕족의 딸(22)과 4월 초호화판 결혼식을 올린 그가 국제사회의 개혁압력을 어떻게 피해갈지 주목된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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