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배결승 5번기 1국서 고바야시 제압/LG배4강에 한국 3명 이,유창혁과 결승행 격돌97년의 막바지 세계기전에서 한중일 3국의 내로라하는 기사들이 명예를 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삼성화재배세계바둑오픈 결승 5번기 제1국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은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소림각) 9단에 234수 만에 흑 5집반 승을 거둬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결승 제2국은 26일 서울 신라호텔.
『고바야시 사토루는 모양을 중시하고 멋을 부리는 일본바둑과 달리 실전바둑입니다. 한국바둑과 유사한 기풍이지요』 이 9단의 고바야시 9단에 대한 평가다. 한마디로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 그래도 전문가들은 통산전적이 5승1패로 앞서는 이 9단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이창호 9단이 제1국에서 고바야시 사토루 9단을 가볍게 이긴 것은 예상대로이지만 바둑내용이 좋은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이창호 9단이 명인전에서 조훈현 9단에 지고 LG배에서 마샤오춘에 억지로 반집을 이기는 등 약간의 슬럼프 기미를 보여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 더구나 그가 이제 술과 여자를 알게 되는 나이(23세)를 맞고 있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창호의 치밀성은 아직도 세계의 고수급이 모두 두려워할 정도로 살아 있어 「그런 것은 정말 우려」일 뿐이라는 주장도 강하다.
이에 앞서 10월26일 치러진 제2회 LG배세계기왕전 8강전에서는 유창혁 9단이 고바야시 사토루 9단을, 왕리청(왕립성) 9단이 조훈현 9단을, 이창호 9단이 마샤오춘(마효춘) 9단을, 최명훈 6단이 서봉수 9단을 각각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전은 98년 2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 일단 4강에 한국기사가 3명이나 진출한 사실이 눈길을 끈다.
최명훈 6단은 지난해 1회 대회에 이어 세계대회 연속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서봉수 9단의 「천적」답게 서 9단을 꺾고 4강에 오른 최 6단은 왕리청 9단과 결승진출권을 놓고 다툰다. 왕리청 9단은 상대편 조인 이창호·유창혁 9단에 비해 약체여서 해볼만 하다. 최명훈 6단은 1회 대회 4강에서 유창혁 9단에 아깝게 패했다.
이창호와 유창혁 9단의 승부도 주목된다. 지난해 이 9단은 굵직한 세계기전 예선에서 유 9단에 패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제3회 응씨배 8강과 10월 제1회 삼성화재배 4강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반면 통산전적에서 앞선 이창호 9단은 올 4월 1회 LG배 결승에서 유 9단에 3대 0으로 승리, 유리한 편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이창호 9단이 한중일 3국 강호를 꺾고 두 기전을 모두 석권할 수 있을까. 국내외 바둑계 초미의 관심사이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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