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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겁내지 마세요”/팔기회 사무국장 윤한기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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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겁내지 마세요”/팔기회 사무국장 윤한기씨(탈)

입력
199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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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상담늘어… 용기만 있으면 재기”『몇달째 돈 구경을 못한 종업원은 물론이고 비참하게 살고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죽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자살요? 죽을 용기로 일한다면 재기할 수 있어요. 부도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부도의 쓴 경험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인 모임 「팔기회」의 윤한기(58) 사무국장은 요즘 전화를 받을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극심한 불황으로 올들어 9월말까지 부도를 낸 기업은 1만1천67개. 매일 41개의 기업이 쓰러진 셈이다. 팔기회의 전화는 그래서 끊이지 않는다.

1일 하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팔기회 사무실을 찾은 가스보일러 부품회사 김모(45) 사장은 『주거래처가 도산하는 바람에 8천여만원의 부도어음을 떠안아 기소중지자로 쫓기고 있다』며 『하청업자들이 집안을 차지하고 있어 가족들도 피신해있다』고 호소했다.

윤국장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부도컨설팅」을 의뢰해오는 하루 50여명의 기업인들에게 부도를 낸 후의 법적 책임문제, 구사대 결성등 부도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을 무료로 상담해주고 있다.

자신도 92년까지 레인코트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부도 직전까지 몰려 그만뒀다는 윤국장은 『「차라리 빨리 부도를 내는게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권할 때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때문에 부도 경험이 있는 건물주인이 무료로 임대해 준 팔기회 사무실은 자주 정부와 은행, 대기업을 향한 성토장으로 변한다.

윤국장은 『부도난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대처하면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연락처 (02)546―7878<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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